반려인들이 하우스 트레이닝을 해야 하는 이유

[시골에서 책읽기] 사랑스런 한집짐승 아끼는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

등록 2017.10.30 08:07수정 2017.10.30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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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그림단츄별
지난날에는 집에서 함께 지내는 짐승을 두고 '집짐승'이라 했습니다. 예부터 집짐승을 함부로 다루지 않았고, 집짐승을 함부로 다루는 사람한테는 손가락질을 했어요. 집짐승도 어엿한 '한식구'였어요. 삶터가 시골하고 서울(도시)로 갈리면서 서울이라는 곳에서 짐승을 따로 키울 적에 '애완동물'이라는 이름이 태어났습니다.

'애완(愛玩)'은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김"을 뜻해요. 이른바 '귀염둥이(귀염둥이 짐승)'인 애완동물이에요. 이제는 짐승을 귀엽게만 볼 노릇이 아니라고 여기면서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생겨요. '반려(伴侶)'는 "짝이 되는 동무"를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일본말은 'はんりょどうぶつ(伴侶動物)'요, 영어는 'companion animal'입니다.


영어나 일본말을 옮기며 '반려동물'이라고 쓰는구나 싶은데, 말뜻을 가만히 짚으면, 길동무가 되는 짐승입니다. 이른바 '길동무짐승·길벗짐승·짝꿍짐승'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는 '삶동무짐승·삶벗짐승'이라 할 수 있을 테고요.

반려견은 코를 풀게 하여 비즙을 배설시키는 것이 블가능하며, 구조상 코를 막고 있는 비즙을 밀어내서 배출시켜 주는 것도 곤란합니다. 비즙이 나와 있는 경우에는 거즈 등으로 부드럽게 닦아 주고 코막힘이 호전되는가를 관찰해야 합니다. (50쪽)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단츄별 펴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 곁에 있는 귀엽거나 사랑스럽거나 길벗이 되는 짐승을 가만히 헤아립니다. 이 책은 여러 집짐승이나 귀염짐승이나 길벗짐승이나 삶벗짐승 가운데 개하고 함께 사는 분한테 길잡이가 될 만하다고 느낍니다.

사람하고 개가 서로 마음이 맞는다고 하더라도 말까지 섞지는 못하기 마련이라, 개한테서 느끼거나 살피는 여러 모습으로 개가 아픈지를 헤아리자는 이야기를 들려주어요. 우리가 눈치 코치 마음치 모두 살펴야 우리 곁에 있는 고운 벗님을 잘 돌볼 수 있다고 해요.

반려견은 안정시 1분간 평균 18∼25회 정도의 호흡을 합니다. 물론 흥분하거나 운동 후에 호흡수가 증가하는 것은 정상이며, 개체마다 차이는 있으나 보통 때보다 분명히 호흡이 빠르고 횟수가 많을 때는 상처나 질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184쪽)


호흡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상태일 때 반려견의 호흡 상태와 호흡수를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186쪽)

 우리한테 기대는 곁식구를 바라봅니다
우리한테 기대는 곁식구를 바라봅니다단츄별

개 한 마리를 집에 두고 함께 살기는 어렵지 않다고 느껴요. 고양이도 그럴 테고요. 우리가 이들 짐승을 곁에 두면서 애써 '반려동물(길벗짐승)' 같은 이름을 쓰는 까닭이라면 마냥 귀엽게만(애완) 보려고 하지 않는 마음이지 싶어요.


그러면 무턱대고 개부터 집에 들이기 앞서, 개 한 마리는 여느 때에 어떤 몸일 적에 튼튼한가를 알아두어야 할 테고, 밥은 무엇을 얼마나 어느 때에 먹어야 좋은가를 알아두어야 할 테며, 똥오줌을 언제 얼마나 어떻게 누는가도 알아두어야 할 테지요.

개가 좋아하는 보금자리나 터전을 살펴야 할 테고, 개가 왜 땅을 파기를 좋아하는가도 살펴야 할 테지요. 어미 개가 새끼를 낳도록 하고 싶다면, 어미인 개로서 새끼한테 삶을 어떻게 가르치거나 물려줄 수 있는 터전이 되어야 하는가까지 살필 줄 알아야 할 테고요.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은 때와 곳에 맞게 개를 잘 살피자고 알려주면서, 때와 곳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움직이고 마주해야 하는가를 들려줍니다. 동물병원으로 가기 앞서 할 일, 개가 아플 적에 처음에 어떻게 다스리면 좋은가, 병원에만 맡길 수 없이 집에서 늘 할 일을 차근차근 짚어서 알려줍니다.

정상적인 반려견의 1일 소변량은 대체로 체중 1㎏당 25∼40㎖이므로 그 양과 비교해서 분명히 많은 경우는 이상이 있는 것입니다. (264쪽)

반려견은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하우스 트레이닝 유무에 따라 진찰의 원활함이 달라진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저는 모든 반려인들이 소중한 반려견의 건강한 삶을 위해서 반드시 하우스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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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을 읽는 내내 어버이가 아기를 낳아 돌볼 적에 어떤 마음이어야 아기가 반기거나 좋아할 만한가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아기도 아직 말을 할 줄 모릅니다. 아기 티를 벗고 아이가 되어도 아직 제 뜻이나 마음을 제대로 알리기 어렵습니다. 아기랑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라면 더 깊이 아기랑 아이를 살필 줄 알아야 하고 마음으로 알아차려야 해요. 아기나 아이가 보이는 여러 모습을 바탕으로 몸이 어떠한가도 깨달아야 하지요.

'집짐승·애완동물·반려동물'이라는 이름에는 우리 곁에 있는 여러 목숨을 새로우면서 한결 깊거나 넓게 돌아보려는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길벗짐승·삶벗짐승' 같은 이름을 새롭게 지어 봅니다. 여기에 '한집짐승·한식구짐승' 같은 이름도 지어 볼 만하지 싶어요.

꼭 '짐승'이라는 말을 넣지 않아도 될 테니, '한집벗'이나 '한집님'이나 '한집지기' 같은 이름을 써도 잘 어울리지 싶어요. 새롭게 사랑하고 곱게 아끼며 즐겁게 한집을 이루며 살아가기에 서로 따사롭고 넉넉할 이름을 그리고 싶어요.

아픈 곳 없이 함께 살면 좋겠어요. '길벗개'나 '길벗고양이'도, '한집개'나 '한집고양이'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뛰놀고 노래하면서 마음껏 삶을 꽃피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사토 타카노리 글 / 김주영 옮김 / 단츄별 펴냄 / 2017.6.20. / 15000원)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 - 반려인 필독서

사토 타카노리 지음, 김주영 옮김, 김주영 감수,
단츄별, 2017


#반려견 응급처치 매뉴얼 #사토 타카노리 #반려견 #반려동물 #길벗짐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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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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