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무더기로 비행기가 결항되면서 지난 11일 밤 제주공항에는 대규모 노숙이 2년 만에 현실화됐다.
제주의소리
폭설로 제주공항에 활주로가 제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2015년 1월 이후 2년 만에 대규모 공항노숙이 다시 현실화됐다.
지난 11일 한국공항공사는 제주공항에 많은 눈이 내리자 오전 8시33분을 시작으로 오후 6시30분, 오후 11시55분 등 세 차례에 걸쳐 제주공항 활주로 이용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5000여 명이 넘는 관광객들의 발이 묶이자 제주지방항공청은 서울과 부산지방항공청에 요청해 김포항공은 이튿날 오전 3시, 김해공항은 이튿날 오전 2시까지 운항시간을 늦췄다.
제주공항의 경우 24시간 운영이 가능하지만 김포공항과 김해공항은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6시까지 활주로 운영을 중단한다. 이 시간을 커퓨(Curfew)라고 한다.
체류객 수송을 위해 공항운항 시간까지 늘렸지만 제설작업을 위해 세차례나 활주로를 폐쇄하면서 이날 전체 운항편수 411편 중 390여편이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오전 1시 기준 출발 114편과 도착 123편 등 237편이 결항하고 출발 74편, 도착 61편 등 135편이 지연 운항했다. 18편은 제주상공까지 왔지만 폭설과 강풍으로 회항했다.
250여편이 운항하지 못하면서 관광객 4000여명의 발길이 묶였다. 당초 대한항공은 특별기 4편 등 항공기 12편을 투입해 2300여명을 수송하기로 했지만 운항을 중단했다.
아시아나항공마저 예정된 항공편을 일부 결항시키면서 제주도의 예상과 달리 체류객이 급격히 늘었다. 무더기 결항 소식에 각 항공사는 승객들 항의에 진땀을 흘렸다.
관광객 김모(53.여)씨는 "오후 9시10분 김포로 향할 예정이었는데 항공사에서 기다리라고 했다"며 "밤 11시40분에 느닷없이 결항이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