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무관학교 기념사진
보훈처
김경성 선생은? 3.1 만세운동...신흥무관학교...조선물산장려회 참여제 어머니는 가끔씩 "우리 외할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다, 공부도 많이 하고 아주 뛰어난 지도자였다"는 말씀을 하셨지만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제 어머니가 독립유공자 손녀로서 생활지원금을 받으시게 되면서 처음으로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국가보훈처 공식 기록에는 아래와 같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김경성 선생은 1919년 3월 경북 김천군 개영면에서 3.1독립만세 시위를 주도하였고, 같은해 10월경 군자금 1000원을 개인 재산의 처분으로 마련하는 한편 동삼성에 이동녕, 이시영 등이 설립한 신흥무관학교에 입학하기를 희망하는 청년 3명을 모집하여 동삼성 안동현으로 가서 조강제에게 인계하였다고 한다.1920년 2월 다시 경주 지방에서 군자금 및 신흥무관학교 학생 모집을 위하여 활약하다가 피체되어 1921년 4월 14일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청에서 소위 공갈 및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형을 언도받고 옥고를 치렀다. 정부에서는 고인의 공훈을 기리어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1986년 대통령표창)을 추서하였다."(국가보훈처)
보훈 지청에 생활지원금 지원 신청서와 구비서류를 내고 돌아와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 형제분들의 신청자격(소득과 재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 찍은 대구 사는 이모, 외삼촌들은 절대 신청하지 마시라고 하세요"라고 하여 한바탕 크게 웃었습니다.
농담으로 한 말이지만 진심도 조금 담겨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께서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분들이십니다. 경상도에 사는 나이든 어르신 치고는 흔치 않은 분들이시죠. 형제분들이나 친구분들이 대부분 이명박, 박근혜, 홍준표를 지지하였던 분들이지요.
"이명박, 박근혜 찍은 이모, 외삼촌은 안 받아야죠?"어머니와 함께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 신청 자격이 있는 어머니 형제들, 즉 제 이모나 외삼촌들도 모두 이명박, 박근혜와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셨던 분들입니다. 어머니 형제분이 모두 여덟분인데, 한 분을 빼고 모두 대구 경북에서 살고 계시지요. 보수적인 지역 정치 정서를 고스란히 가진 분들입니다.
친일파들의 후손들이 득실거리고, 친일파들이 만든 정당의 정체성을 이어받은 정치인과 정당을 지지하였으니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은 거부하라고 하는 제 생각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니겠지요.
여덟 형제 중 두 분은 이미 돌아가셨고 남은 이모들은 아마 소득과 재산 기준에 해당되지 않으실 거고 막내 외삼촌 한 분만 신청 자격이 될 터인데,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을 받고 나면 문재인 정부를 지지해주면 좋겠습니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제 아버지가 "살아 생전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독립운동 하셨던 할아버지 덕분에 너희 엄마 외사촌들이 정말 힘들게 살았다, 공부도 제대로 못하고... 어려웠다"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독립운동하신 외할아버지 덕분에 나라에서 이런 지원을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외사촌들이 정말 힘들게 독립운동 하신 자료를 찾아내서 외할아버지를 독립유공자로 등록하였는데... 이런 날이 오게 될 줄 몰랐다"고 하시더군요.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면 돌아가신 어머니 산소에라도 한 번 더 다녀오자"고 하였습니다.
어머니는 동네 분들과 친구분들에게도 자랑을 많이 하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할아버지를 더 자랑스러운 분으로 만들어주었다고 하시더군요. 독립운동을 하셨던 외할아버지 자랑도 하셨지만,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한 문재인 대통령 자랑을 더 많이 하신 것 같습니다.
2018년 1월부터 '독립유공자 손자녀 생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가 독립유공자인분들 꼭 신청하시기 바랍니다. 지원 초기라 아직은 대상자 중에서 누락된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빠짐 없이 신청하셔서 지원 받으시고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자부심도 조금 더 가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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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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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외할아버지 덕분에 이런 날 올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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