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호국의 다리
김종건
- 강원도에서 실명된 목사님을 만나고 "성자를 발견했다... 삶에 대해 한참을 생각해 보았다"고 했는데? 그 생각의 상념을 좀 더 밝히면?"걸으면서 가끔은 나, 인간, 자연... 이런 것에 대한 물음을 한다. 특히 아침에 일어나 걷기 시작할 때, 아주 힘들어 잠시 그늘에서 쉬고 있을 때... 그때마다 답은 없다. 내가 삶이 어떻고 얘기할 입장도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삶이 구차해지지는 말자는 다짐은 했다. 그러다가 눈 먼 목사를 보니 내가 고민하고 질문하고자 했던 상대를 바로 실물로 앞에서 만난 것이었다. 그래서 그 목사님을 보면서 거대한 자연에서 느꼈던 경외감과 동일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 "인생은 여행과 같다"라는 말이 있다. 1,000km 국토종횡단 도보여행을, 부인의 반대 속에서도, 무사히 끝내고 난 후 감회가 많을 것 같은데?"아내의 반대는 나의 안위를 위한 반대였기에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게 나를 대해준다. 하지만 두 번 다시는 그런 길을 걷지 않기를 바라기는 한다. 무엇보다도 아내와 은솔이 한솔이 두 딸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졌고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졌다. 가족이지만 4명 각자가 다름이 있음을 인정하는 계기가 된 것도 좋다.
가족이기에 의견도 같아야 하고 자녀들의 목적도 부모의 뜻에 비슷하게 가야하고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위해 자기 생각을 죽이는 그런 집이 아니다. 우리 집은 아주 이성적인 판단을 하는 가정이 되었다. 어떤 논제에 대해 4명이서 자유스런 토의를 하는 분위기가 생긴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된 것이다. 대화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고 합리적 사고로 대화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책을 출간하면서 가족 간 회의를 통해 논의가 여러 번 있었고 자유스런 의견을 발표하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가족 간에도 다름이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걸 발견했다. 이번 걷기와 책의 출간은 우리 집과 가족이 많은 걸 얻게 만들었으며 미래지향적인 가정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역시 책의 내용처럼 예전에는 해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을 이젠 새롭게 도전하며 즐기는 분위기도 많아졌다. 이 모든 것에 아내와 두 딸에게 늘 고마워한다. 아버지가 되긴 쉽지만 가정 속에서 대화의 상대자가 되긴 쉽지 않은 아버지의 존재, 그런 존재는 최소한 우리 집에서는 없어졌다."
50대 청년, 대한민국을 걷다 - 혼자가 되었던 1,000km의 걸음과 24일의 시간
김종건 지음,
책미래,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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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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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로 살아왔나?" 물으며 24일 동안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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