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동산 바이킹은 지겨워, '대나무 카누' 타러 가자

[지금 거기에 가면 18] 2일~7일, 담양 대나무축제 100배 즐기기

등록 2018.05.01 12:32수정 2018.05.01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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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 대나무숲 대나무의 고장 담양에 조성된 명품 대나무숲.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대나무 숲이 인상적이다. ⓒ 홍윤호


5월 어린이날 연휴, 색다르게 즐기고 싶다면

옛말에 '꿈에 죽순을 보면 자식이 많아진다'는 속설이 있다. 대나무의 땅속줄기에서 땅 위로 돋아난 연한 싹을 죽순이라 하는데, 이 죽순이 한꺼번에 많이 나고 쑥쑥 잘 자라기 때문에 생긴 말로 추측된다.


특히, 비 온 뒤에 수분을 머금으면 더욱 잘 자라서 우후죽순(雨後竹筍)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왔다. 실제로 하루에 120cm까지도 자란다고 하니 이 성장 속도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아마 누군가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면 자라는 모습이 눈에 보일지도 모르겠다.

죽순이 나오고 이 죽순이 대나무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기, 5월에 대나무의 고장으로 유명한 담양에서는 해마다 담양 대나무축제를 개최해왔다. 올해는 20회째로, 5월 2일부터 7일까지 진행한다. 가장 날씨도 좋고 휴일도 많아 여행객들의 외출도 잦은 시기이다.

축제 행사는 주로 담양읍 북쪽을 흐르는 담양천(관방천이라고도 함)과 그 일대 죽녹원, 관방제림에서 이루어진다. 주제는 '대숲향기 천년을 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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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카누체험와 대나무 뗏목타기 담양천 물 위에서 카누를 젓거나 뗏목을 타고 운행하는 체험은 축제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 홍윤호


담양천 북쪽에는 넓은 축제 행사장이 있다. 여기에는 주 무대가 있어 개막식과 축하 공연, 각종 경연대회가 이루어진다(뱀부댄스 경연대회는 독특하다). 그 외에 소무대에서는 주로 인형극 공연이 펼쳐지고, 주 무대 옆으로 추억의 죽물시장과 전시체험 판매존이 들어선다.

이들 행사장을 둘러보는 것도 즐겁지만, 무엇보다 즐거운 것은 담양천에서 즐기는 체험행사들이다. 5월 날씨 좋은 시기에 시원한 물에서 즐기는 체험거리로 인기가 많은 것이 대나무 카누체험과 대나무 뗏목타기, 그리고 대소쿠리 물고기잡기이다. 대나무의 고장다운 차별화된 체험들이다.


부모와 아이가 타기에 적당한 2인용 혹은 3인용 카누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앞뒤에서 호흡을 맞춰 잘 저어야 앞으로 혹은 옆으로 나아간다. 처음 하는 사람들은 뒤로 젓는 경우가 있어 배가 제자리 회전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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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대나무축제의 대소쿠리 물고기잡기 체험 부모와 아이들이 어울려 물고기를 잡는 체험으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체험이다. ⓒ 홍윤호


"여기야, 여기! 이리 와! 물고기 많아!"

물 바깥에서 부모들이 자기 아이에게 소리를 지른다. 자기도 모르게 흥분하는 부모들이 많다. 바로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소쿠리 물고기잡기 체험장의 흔한 모습.

하지만 보통 집중하지 않으면 잡기 쉽지 않다. 물속은 물고기들의 홈그라운드이기 때문. 더구나 아이들은 유리한 자리에서 물고기들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 물고기를 쫓아다니기에 더욱 잡기 어렵다. 사람의 발은 물속에서 느려지지만, 물 만난 물고기들은 신나게 도망 다닌다. 그래서 부모의 조언이 필요하다. 작전을 잘 짜야 한다.

축제만큼 즐거운 죽녹원과 관방제림 걷기

대나무 숲에 바람이 들어와 '사각사각' 하는 소리가 나면 아이들은 그 특이한 소리에 신기해한다. 바람이 좀 세게 불라치면 '쏴아' 하고 파도치는 소리가 나기도 한다.

담양군에서 조성한 죽녹원의 대나무 숲은 인위적이긴 하지만, 대나무 숲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러움을 잘 살린 명품 대나무 숲이다. 특히, 이 죽녹원은 대나무축제장 바로 위에 있어 축제를 찾은 사람들 누구나 쉽고 편하게 다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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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녹원 생태연못과 죽림폭포 죽녹원 '사랑이 변치 않는 길'에 있는 생태연못과 죽림폭포 풍경이 아늑하다. ⓒ 홍윤호


2003년 5월에 조성한 죽녹원은 약 31만㎡의 넓은 숲이다. 하늘을 가릴 정도의 촘촘한 대나무들이 멋지게 휘어져 있어 동양화 속 한 풍경을 연상시킨다.

죽녹원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오솔길은 모두 8개의 테마길로 되어 있다. 특히, 왕대가 우거져 햇빛을 보기 힘든 '죽마고우길', 생태연못과 작은 인공폭포가 아담하고 예쁜 풍경을 이룬 '사랑이 변치 않는 길'은 기억에 남을 남도의 풍경이다.

한편, 담양천 남쪽에는 축제장과 체험장 전체를 건너다보는 관방제림이 있는데, 여기를 걸어보는 것도 즐거운 체험이다. 200여 년 이상 된 느티나무, 팽나무, 이팝나무, 개서어나무, 엄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담양천을 따라 약 6km에 걸쳐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보존이 잘 되어 있어 일찍부터 천연기념물 제366호로 보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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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 담양천을 따라 6km에 걸친 관방제림은 울창하고 시원한 숲 사이로 부는 바람이 명품이다. ⓒ 홍윤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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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방제림에서 내려다본 담양천 풍경 축제 기간에는 담양천을 따라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타고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 홍윤호


잘 우거진 나무들이 인상적이며, 곳곳에 쉴 만한 정자 휴식처와 벤치들이 있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길을 따라 걸어가면 내내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하며, 벤치에 앉아 있으면 새소리와 작은 동물들의 속삭임이 귀를 스친다. 아래로는 담양천이 줄곧 따라간다.

특히, 관방제림 끝자락에 담양천을 건너는 구름다리가 있는데, 대단한 장식이 있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심플하고 분위기에 잘 맞아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가 되고 있다.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담양천은 거의 일직선으로 길게 뻗어 있어 눈맛이 상쾌하다. 

'원조'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메타프로방스

담양에는 대나무 숲만큼이나 유명한 나무숲이 있다. 담양읍에서 대나무골테마공원에 이르는 24번 국도와 옛날 국도변에 늘어선 메타세쿼이아 숲길이 그것이다. 지금은 전국 여러 곳에 조성된 메타세쿼이아 길의 원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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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 담양의 얼굴이자 상징, 담양군민들이 국도 확장공사에서도 지켜낸 아름다운 숲이다. ⓒ 홍윤호


담양의 메타세쿼이아 길은 정부 가로수 시범사업으로 1972년에 심겼다. 지금은 총 4700여 본의 가로수가 길 양옆을 채우고 있다. 그런데 2000년 담양~순창 간 국도 확장공사로 벌목과 훼손 위기에 놓이자, 담양군 군민들이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적극적으로 가로수길 살리기 운동을 벌였다.

그 결과 새로운 국도 옆으로 옛날 국도변의 가로수길은 그대로 보존되었고, 특히, 담양군청 동쪽의 학동교차로에서 금월리 금월교에 이르는 구간은 아예 아스팔트 포장을 걷어내고 차가 다니지 않는 산책길로 조성하였다.

세상에 우연은 없다. 담양군민들의 노력으로 지켜내고, 포장까지 걷어낸 이 산책길은 전국적으로 손꼽는 아름다운 산책길이 되었고, 지금은 담양의 랜드마크가 되었다. 도로 확장으로 베어냈다면 이런 훌륭한 숲길은 없었을 것이니, 사람들의 인식과 노력이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알려주는 중요한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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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메타프로방스 유럽풍으로 꾸민 작은 프랑스마을. 다양한 카페와 식당, 기념품 가게들이 있는, 젊은층과 커플들의 천국이다. ⓒ 홍윤호


이 메타세쿼이아 숲길 입구 쪽에 메타프로방스가 있다. 전라도 일대에서는 참 드물게 이름 그대로 프로방스풍, 혹은 유럽풍의 마을이다.

이 아기자기한 마을 안에는 외관과 내부가 예쁘게 잘 꾸며진 여러 카페와 빵집, 음식점들이 입주해 있고, 유럽풍으로 꾸민 펜션과 숙박시설이 들어서 있다.

프로방스 입구를 지나 광장으로 들어서면 하얀색의 거대한 얼굴 조각상이 광장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이곳에서 사방팔방으로 길이 뻗어 있어 편하고 자유롭게 걸어 다니며 건물과 카페와 식당들을 둘러볼 수 있다. 

메타프로방스가 담양의 이미지나 풍경에 어울리는가에 대해서는 여러 말이 있었고, 상업적 성격도 강하긴 하다. 하지만, 어느 봄날 편한 마음으로 거닐며 유럽풍의 특색 있는 분위기를 즐기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젊은 층과 커플들이 한나절 사진 찍고 추억을 쌓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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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천 국수거리의 국수 대나무축제에 가면 담양천 위의 국수거리에 들러 간단한 국수에 담긴 깊고 구수한 국물맛을 느껴보자. ⓒ 홍윤호


[여행 정보]

* 주소는 전남 담양군 담양읍 죽녹원로 134 (향교리 22-1) 대나무축제장. 문의는 대나무축제 061-380-3150, 3152. 홈페이지는 www.bamboofestival.co.kr. 축제 가기 전에 홈페이지에 들러 일정과 행사 등을 미리 확인하고 가면 좋다.

* 죽녹원 061-380-2680, http://juknokwon.go.kr. 메타프로방스 061-383-1710, http://metaprovence.com.

* 자가용으로는 88올림픽고속도로→담양IC→담양읍내로 들어가 읍내를 관통한 다음 담양천을 건너면 축제장이다. 주말과 휴일에는 읍내에서 차가 많이 막힐 수 있으므로 오전 중에 일찍 가는 것이 좋다.

* 대중교통으로는 서울 센트럴시티터미널(02-6282-0114, 1일 4회 운행), 광주종합버스터미널(062-360-8114, www.usquare.co.kr, 약 15분 간격 운행)에서 담양에 간 후, 담양공용버스터미널에서 도보로 15분 정도 걷거나 택시를 이용한다. 

* 담양은 맛의 고장이다. 전통 한정식과 이미 전국화한 담양식 떡갈비는 물론, 대나무통에 밥을 쪄서 숱한 반찬과 함께 내오는 대통정식과 죽순 요리 모두 일품이다. 축제가 열리는 담양천 남쪽의 국수거리에는 저렴한 가격에 구수하고 속 시원한 국수를 내는 국숫집들이 몰려 있다. 간단해 보이는 국수에 깊은 국물 맛이 있다. 축제에 들를 경우 꼭 한번 들러 가볍게 식사할 만하다.
#담양 대나무축제 #죽녹원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숲길 #메타프로방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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