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성공원의 후투티 '야단법석'

후투티 번식지로 명성을 얻어 전국 사진작가들 몰려와 새벽부터 법석

등록 2018.05.27 14:22수정 2018.05.27 14:22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경주 황성공원에서 후투티 촬영을 위해 모여든 사진애호가및 각종 카메라와 삼각대들의 모습 ⓒ 한정환


몇 해 전부터 머리 깃털이 인디언 추장처럼 생겼다 하여 일명 '추장새'라 불리는 후투티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육추 모습이 SNS를 타고 조금씩 유포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를 찍기 위해 전국의 사진동호회 회원들과 사진애호가들이 경북 경주 황성공원으로 몰려들어 유명세를 타고 있다.
 
주말인 26일 오후에도 경주 황성공원에는 후투티 둥지가 있는 7~8개소에 십여명씩 무리를 지어 후투티의 육추 모습을 찍기 위해 각종 카메라와 삼각대를 세워놓고 마치 촬영 경쟁이라도 하듯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후투티는 우리나라 중부 이북에서 주로 서식하며 자라는 여름새이지만 몇 해 전부터 이곳 경주로 내려와 둥지를 틀고 4∼6월에 5∼6개의 알을 낳아 품고 있다가 새끼로 부화하여 25여일 만에 둥지를 떠난다.
 
후투티 때문에 경주 황성공원에는 또 다른 특수를 노리는 업종이 있다. 다름 아닌 중국집이다. 인근에 식당이 없다 보니 후투티의 육추 장면을 담느라 사진 애호가들이 자리를 비우지 못하자 이웃 중국집 사장이 이를 알고 점심시간만 되면 오토바이를 타고 주문을 받아가는 진풍경도 벌어진다.
 
요즘은 후투티가 경주 황성공원에 영원히 번식과 육추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진애호가들이 후투티에게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는 것을 서로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주말만 되면 후투티를 찍기 위해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소리에 새들이 놀라 소나무 주위만 빙글빙글 날아다니다 가는 경우도 있다. 무슨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

#후투티 #경주 황성공원후투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며 발길 닿은 곳의 풍경과 소소한 일상을 가슴에 담아 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금반지 찾아준 사람이 뽑힐 줄이야, 500분의 1 기적
  2. 2 검찰의 돌변... 특수활동비가 아킬레스건인 이유
  3. 3 '윤석열 안방' 무너지나... 박근혜보다 안 좋은 징후
  4. 4 '조중동 논리' 읊어대던 민주당 의원들, 왜 반성 안 하나
  5. 5 "미국·일본에게 '호구' 된 윤 정부... 3년 진짜 길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