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수협 40대 직원 사망, 20일 넘게 장례 못 치러

대책위, '진상규명 촉구' 집회 열고 천막농성 ...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벌여

등록 2018.05.31 21:12수정 2018.05.3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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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수협 고 이아무개 조합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5월 31일 거제수협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 윤성효


경남 거제수산업협동조합 직원이 사망한 지 20일이 지났지만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노동, 진보정당, 시민사회단체들은 대책위를 꾸려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집회에 이어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거제수협 이아무개(42) 직원은 지난 2일 5층 계단에서 투신했고, 병원에 후송되어 치료를 받다가 9일 사망했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고 유서 등 자살로 볼 근거가 없다며 '일반변사' 처리했다.

고인의 시신은 장례식장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다. 유족들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에 모든 사항을 위임했으며, 이들은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무금융노조, 민주노총 거제지부, 거제경실련, 정의당·민중당·노동당 거제지역위원회는 '거제수협 고 이아무개 조합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5월 31일 거제수협고현마트 앞에서 "고 이아무개 조합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거제수협 책임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대책위는 "고인이 지난 9일 생을 마감한 후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20일 넘게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차가운 영안실에 안치된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위해 진행되었다"고 했다.

이기철 공동대책위원장(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이번 수협에서 발생한 젊은 노동자의 죽음은 월 30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과 사측의 갑질로 인해 발생한 분명한 사회적 타살이다"고 했다.


그는 "이는 오늘까지 진행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에서 밝혀졌듯이 '최저임금법 위반, 임금체불, 비정규직 차별 등이 그 원인인 것"이라며 "이제 사측은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게 사과를 하고 합당한 보상절차와 실의에 빠져있는 유족을 위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은 "사측은 이번의 죽음을 개인사로 인한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을 중단하고, 고인이 영면할 수 있도록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했다.


거제수협에서 일하고 있는 조우준 분회장은 투쟁사에서 "고 이아무개 동지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오랫동안 썩은 조직문화를 뿌리체 바꿔내겠다"며 "힘든 투쟁이지만 대책위에 함께해준 지역단체와 멀리에서 달려와 준 다른 지역협동조합 동지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고 이아무개 조합원의 죽음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모든 책임은 사측에 있으며, 조합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측이 해야 할 일은 유족과 고인의 명예를 지켜주고 남겨진 유족에게 힘을 주는 역할을 해야한다"며 "우리는 이번 투쟁이 승리할 때 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뒤 조합원들은 거제수협 본점과 옥포마트, 고현마트, 조합장 자택으로 나누어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또 이들은 "원만하게 마무리 될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천막농성장을 설치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부산고용노동청 통영지청은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거제수협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였다. 노동부는 거제수협에 대해 초과근로시간 등 노동 문제 전반에 대해 살펴보았고, 조만간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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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수협 고 이아무개 조합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5월 31일 거제수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손팻말 시위를 벌였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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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수협 고 이아무개 조합원 명예회복을 위한 진상규명 대책위원회'는 5월 31일 거제수협 앞에서 집회를 열고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 윤성효


#거제수협 #고용노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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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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