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때도 매크로 돌렸다"
"안녕, 인천 오늘 폭격 떨어졌다며..."

점점 불어나는 여론조작 흑역사... 자유한국당, 공식 입장 내놓지 않아

등록 2018.06.06 11:41수정 2018.06.06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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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시절에도 매크로 프로그램을 가동해 가짜뉴스를 유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유한국당의 또 다른 전신인 한나라당이 2006년부터 매크로 프로그램을 선거에 활용했다는 증언이 나온 지 만 하루 만이다.

<한겨레>는 6일자 신문에서 "2014년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SNS 소통본부 상황실이 개설한 카카오톡 채팅방 대화록 일체를 압수했다"면서 "이 채팅방에는 새누리당 당직자 및 의원 보좌관 5명을 포함해 전국 17개 광역단체 후보 캠프 실무자들이 모두 참여했다"고 전했다.

"안녕, 인천 오늘 폭격 떨어졌다며 잘 써먹어"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지난 5월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법안 본회의 상정을 요구하며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남소연

이 채팅방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보도를 통해 "(각 지역 선거 캠프들의 온라인 대응이 필요한 콘텐츠에) 좌표를 찍고, 이곳에 담당자들이 '화력 지원'을 하기 위해 만들었던 것"이라며 "'오토핫키' 등의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SNS 홍보 작업을 벌였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 채팅방을 통해 매크로 작업은 물론 가짜뉴스 유포와 이른바 '북풍' 모의까지 이뤄졌다.

2014년 6월 3일에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 담당자에 의해 '38억 블루바이크 의혹, 박원순 캠프까지 연루 확인', '박원순 후보 부인, 유병언 일가와 연관 의혹' 등 이른바 가짜뉴스 형태의 보도를 기반으로 하는 SNS 게시물이 채팅방을 통해 유포됐다.

2014년 5월 30일 카카오톡 채팅방 화면에는 유정복 당시 인천시장 후보 캠프 담당자에 의해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 유병언 '야권연대 의혹' 파문 예상'이란 SNS 게시글이 채팅방을 통해 유포된 정황도 나타났다. 갈무리된 화면에는 캠프 담당자의 확산 요청에 "완료했습니다", "완료했습니다^^", "대구 완료" 등의 답글이 잇따르고 있었다.


또한 2014년 5월 22일, 북한이 연평도 근해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던 우리 해군 고속함 인근에 2발의 포격을 가했다는 소식은 "안녕 인천 오늘 폭격 떨어졌다며 잘 써먹어서 꼭 이겨라"는 주문과 함께 안보 위협을 강조하는 SNS 게시글 전파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한겨레>는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게시글을 퍼뜨려달라는 주문도 등장한다"면서 "이런 요청들에 선거 캠프 담당자들은 2분만에 '완료했다'고 답하거나 3분만에 '40개 완료했습니다'라고 답한다"고 전했다. 보도에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시가 내려진 지 1∼3분만에 확산 작업을 완료할 수 있었던 것은 매크로를 썼기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말 아끼는 한국당? 장제원 "드루킹 특검 물타기"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4월 24일 오전 드루킹 댓글조작이 일어난 현장으로 지목된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지난 4월 24일 오전 드루킹 댓글조작이 일어난 현장으로 지목된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앞에서 비상의원총회를 열고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남소연

이처럼 과거 한나라당 때부터 새누리당 시절에 이르기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선거에 활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치권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자유한국당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경기 수원시 을)은 5일 "무려 12년 전부터 조직적으로 댓글 조작이 자행되어 온 사실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드루킹 여론 조작을 빌미 삼아 방탄국회까지 일삼았던 한국당 전신인 정당에서, 최소 2007년부터 공식 선거운동 조직을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일상적으로 활용해왔다는 사실은 매우 모순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청와대 국민 청원도 진행 중이다. 5일 '한나라당, 2006년부터 '매크로' 여론조작에 대해 수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현재 1만4749명이 참여한 상태다. 지방선거를 코앞에 두고 중대 변수가 나타난 셈이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6일 오전 11시 14분 현재까지 논평이나 현안 브리핑 등을 통한 공식적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장제원 수석대변인(부산 사상구)이 JTBC 기자와의 통화에서 "드루킹 김경수 특검을 물타기 하려는 것"이라며 "2006년 일도 수사로 밝혀내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가짜뉴스 #드루킹 #자유한국당 #새누리당 #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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