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스 세계도피터스 세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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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카토르(Mercator) 세계도(앞의 첫 번째 지도)를 피터스(Perters) 세계도로 바꾼 것입니다. 메르카토르 세계도는 유럽 중심주의, 식민주의, 제국주의, 백인우월주의 세계상을 심어줍니다. 북아메리카와 유럽은 터무니없이 크게,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터무니없이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늘 교실에서 보아 왔고 지금도 학생들이 교실에서 보고 있는 지도입니다.
보스턴 교육 당국자들은 새로운 세계지도 도입에 대하여 탈식민제국주의 3개년 계획의 첫 출발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 운동이 국내외의 다른 학교로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세계는 지도에 따라 바뀔 수 있다그런데 이게 무슨 아이러니인가요? 정작 식민지배를 당했던 우리의 교실에는 그 시대를 대변하는 지도가 군림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메르카토르 지도는 대륙의 상대적 크기를 굉장히 왜곡했다는 점에서 기형적이지만 우리는 그걸 표준적이고 정상적인 세계상으로 생각한 나머지 다른 세계상을 접하면 기이하게 느끼게 됩니다.
사실, 모든 세계지도는 무언가를 왜곡했기 때문에 이상하다면 다 이상합니다. 보편적 표준 세계도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지요. 문제는 우리가 메르카토르 세계도를 표준으로 받아들이면서 다른 세계상을 완강히 거부하는 데 있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식민지배의 고통을 당한 우리야말로 미국의 보스턴에 앞서 메르카토르 세계지도에 반기를 들어야 할 터인데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메르카토르'는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여전히 각급 학교의 교실벽을 차지하고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럴 것입니다. 학생들은 늘 그 지도를 보면서 마음속에 식민제국의 위력과 유럽중심주의적인 세계상을 새기게 됩니다. '메르카토르'는 오늘도 우리 순진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보라, 유럽과 아메리카는 이렇게 대단한 존재이시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는 별거 아니라고." 물론 거짓말입니다. 이게 어찌 작은 문제라고 할 수 있을까요? 보스턴 공립학교의 세계지도 변환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큰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물론 보스턴이 선택한 피터스 도법이 최선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메르카토르'의 세계상을 여전히 옳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도는 지도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지도는 우리의 세계관과 역사관을 만드는 모태입니다. 이제는 우리의 모태 속에서 새로운 세계지도를 고안할 때가 되었습니다. 어떤 세계지도가 우리에게 적합할 것인가? 우리 선조들은 일찍이 616년전인 1402년에 놀랍고도 새로운 세계상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우리 차례가 아닌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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