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소환되는 조양호조세포탈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유성호
검찰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2일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횡령·배임,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오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28일 조 회장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해 15시간 조사를 받은 지 나흘 만이다(관련기사 :
검찰에 출석한 조양호, "퇴진 요구" 질문에 침묵). 검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조 회장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는 점을 구속영장 청구 이유로 밝혔다.
검찰은 조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가 자신들이 대표로 있는 중개업체를 대한항공 거래 중간에 끼워넣어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횡령 규모는 200억원이 넘는다.
뿐만 아니라 조 회장의 혐의에는 약사법 위반도 들어가 있다. 현행법상 약국은 약사 자격증이 없으면 개설할 수 없음에도, 조 회장은 인하대병원 인근에 공간을 제공하는 등 약사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수익의 일부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검찰은 이 약국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약 18년 동안 건강보험료 약 1000억원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검찰은 일반 형법상 사기보다 처벌 수위가 높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조 회장에게 적용했다.
조 회장은 자신을 포함한 총수 일가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검찰은 조세포탈 혐의의 경우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를 이유로 영장 청구 사유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지난 4월 30일 서울지방국세청이 조 회장을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하면서 수사를 진행해왔다. 서울지방국세청은 조 회장 형제가 아버지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으면서 상속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이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 원대로, 이것의 해외 소재지는 파리 부동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회장의 구속영장은 최근 불거진 이른바 '대한항공 사태' 이후 청구된 네 번째 구속영장이다. 앞서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두 차례)씨와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한 차례)를 상대로도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관련기사 :
또 풀려난 이명희... 법원 "구속 필요성 인정 어려워").
한편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세금 629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은 조 회장은 2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감경돼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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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양호 구속영장 청구... 조세포탈 혐의는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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