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인뉴스
6월 27일자 <충청투데이> 신문에 "민주당 충북도당 '공천헌금' 논란…청주시의원 후보 양심 고백"이란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A 시의원이 지난 4월 민주당 도당위원장 최측근으로 알려진 B 시의원에게 공천 로비 목적으로 현금 2000만원과 양주를 전달했다가 6일만에 되돌려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이니셜로 보도된 A 시의원은 박금순 전 청주시의원, B 시의원은 6.13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에 당선된 임기중 전 시의원이었다.
박 전 시의원의 진술을 토대로 한 신문기사는 구체적인 현금 전달 시점을 4월 16일로 못 박았다. 이날 청주 율량동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실 인근 차량 안에서 임 도의원(당시 시의원)에게 현금 2000만원과 양주 1병을 전달했다는 것.
하지만 3일 뒤 만난 임 도의원이 "다면평가에서 평점이 나빠서 곤란하다. 그래서 자금을 전달하지 못했으니 다시 가져가라"고 말했다는 것. 이에 대해 박 전 시의원은 "이미 내 손을 떠난 돈"이라며 거부의사를 밝히고 자리를 떴다. 이후 3일 뒤인 22일 청주 옥산농협 주차장에서 다시 만났고 2000만원과 양주를 되돌려 받았다는 것.
이에 대해 임 도의원은 "(박 전 시의원이) 도당위원장에게 가서 사정을 해 보라고 말은 했다. 그러면서 정치 후원금 형식으로 본인 스스로 가져온 돈일 뿐이다. 공천장사는 아니고 박 전 시의원이 순수한 마음으로 부탁을 했고 나도 도와주려 했으나 일이 잘 되지 않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2000만원 제공, 자발성 여부 관건 결국 이번 사건은 2000만원 돈의 성격과 자발성 여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공천을 청탁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정치후원금이 아닌 부정한 공천헌금으로 볼 수 있다. 당원은 소속당에 특별당비 형식의 정치 후원금을 낼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시의원은 도당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임 도의원을 통해 돈을 전달한 것이다. 이같은 의문에 답해야 할 당사자인 임기중 도의원은 보도 직후 자신의 휴대폰을 끈 채 스스로 외부와 단절됐다. 지난 3일 민주당 도의회 의장 후보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만난 취재진에게도 "돈은 받았지만 돌려줬고 내가 돈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짤막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박 전 시의원은 공천청탁(?) 목적의 2000만원을 자발적으로 준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박 전 시의원은 <충청투데이> 인터뷰에서 "(4월 들어) 임 도의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사천동 인근 한 식당에서 '최대한 돕겠다. 2000만~3000만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자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MBC충북은 지난달 27일 보도에서 "(임 도의원이) 농담으로 정치후원금 이야기를 했는데 실제로 돈을 줘 돌려줬을 뿐 공천과 연관성이 없다고 충북도당 관계자를 통해 해명했다"고 했다. 보도한 대로 '농담으로'라도 정치후원금 얘기를 했다면 결국 임 도의원이 금품제공을 요청한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더구나 박 전 시의원이 건네줄 당시엔 5만원권 100장 4묶음을 고무줄로 묶어 비닐 봉투에 담아 전달했는데 회수된 2000만원은 깔끔한 흰 봉투 4묶음으로 나눠 돌아왔다는 것. '농담'을 통해 전해받은 돈을 굳이 흰봉투에 옮겨담아 전달한 점도 일반의 상식과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임 도의원은 <충청투데이> 인터뷰에서 "박 전 시의원에게 돈을 다시 가져가라고 했지만 가져가지 않아 깨끗한 봉투에 담아 정리해서 되돌려 줬다"고 해명했다.
취재진은 지난 3일 오전 청주 강내면에 위치한 박 전 시의원 자택을 무작정 방문했다. 예상대로 박 전 시의원의 모습은 집안에서 보이지 않았고 남편과 잠시 대화를 나눴다. 이번 사건을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됐다'고 운을 뗀 남편은 "우리 식구가 집에서도 틈만 나면 자료 공부하고 4년간 5번 시정질문을 했다. 그런데 4인 선거구에 2명만 공천했고 한명은 4년간 시정질문 한번 안 한 사람이었다. 그 사람이 공천 결과에 얼마나 화가 났으면 그리 했겠는가?"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