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가을문예' 수상자들 최근 연이어 새 시집 펴내

김형미, 오유균, 임재정 시인 시집 발간 ... 올해 24번째 공모, 10월말 마감

등록 2018.07.09 09:03수정 2018.07.0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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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눈은 영혼이 들고나는 통로이다
통로가 밝으면 죽을 때도 그 가는 길을 알고 간다


김형미 시인의 새 시집 <사랑할 게 딱 하나만 있어라>(푸른사상 간)에 실린 시다. 김형미 시인을 비롯해, '진주(신문)가을문예' 출신인 오유균·임재정 시인이 최근 새 시집을 냈다.

오 시인은 시집 <리셋>(시인동네 간), 임 시인은 시집 <내가 스패너를 버리거나 스패너가 나를 분해할 경우>(문예중앙 간)다.

'진주가을문예'는 남성문화재단(이사장 김장하)이 출연해 운영하고, 올해로 24번째를 맞고 있다.

김형미 시인은 2000년 '진주(신문)가을문예' 시 당선했다. 그는 "지금도 나는 말한다. 시는 쓰는 게 아니라 살아내는 일이라고, 시인으로 살아온 이 모든 날들이 내게는 참 거하게 정스럽고 눈물겹다"고 했다.

이번 시집은 4부에 걸쳐 서정성이 짙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다음은 김 시인의 시 "가을" 전문이다.


"흰 새가 날아오는 쪽에서 가을이 오고 있다/살던 곳의 바람을 죄다 안고서//딱 한가지씩만 용서하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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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신문)가을문예' 수상자들인 김형미, 오유균, 임재정 시인이 최근에 펴낸 시집. ⓒ 윤성효


오유균 시인은 2011년 시 "흑잔등 거미"로 진주가을문예 시 당선했다. 그의 첫 시집은 3부에 걸쳐 서정성이 짙은 다양한 소재의 시가 실려 있다.


"달덩이가 창에 붙어 누런 진액을 흘렀다 어머니는 마른 풀잎 같은 기침을 자주 뱉었다 그때마다 등잔불이 가늘게 흔들렸다 밤이면 대숲이 빈 몸으로 울었다 돌아누운 어머니 등은 무덤처럼 둥글고 검었다"(시 "흑잔등 거미" 일부).

김영임 문학평론가는 이 시에 대해 "시적 화자는 시의 대상으로 등장하는 '어머니'와 거미줄로 질기게 연결되어 있다"며 "오유균 시인이 화해와 탈주 양쪽에 숨겨져 있는 기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것도 '어머니의 질긴 줄'과 '바늘'이 주는 아픔 때문일지 모른다"고 했다.

충남 연기에서 태어났던 임재정 시인은 2009년 시 "뱀"으로 진주가을문예 당선한 뒤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재훈 시인은 임 시인의 시에 대해 "나비는 겹눈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즉 견자의 눈을 상징하는 것이 나비다. 임재정 시인에게 시는 '우편함에 날아든 나비'가 아닐까"라고 했다.

"불타는 산을 본 일이 있다 그 때 나는 인간계와 통정하는 벙어리 부처를 상상했다 삼천만 통점의 혀로 세상을 핥는, 날개란 지상엔 무혀한 양식이므로 간절히 가벼워지는 연기이 구도"(시 "뱀" 일부).

올해 진주가을문예는 오는 10월 31일 마감한다. 시(상금 500만원)는 5~10편 이상, 소설(상금 1000만원)은 중편 1편 이상(단편일 경우 2편 이상)을 내야 한다.

공모 대상은 대상 전국의 신인에 한하고, 신춘문예 당선자이거나 기타 문예지 등단 자는 제외된다. 응모작은 경남 진주시 강남로 227번길 8 (사)진주문화연구소로 보내면 된다.
#진주가을문예 #김형미 시인 #오유균 시인 #임재정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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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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