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해진 '전두환 재판'…법원 "내일 중 결정"

사자명예훼손 첫 공판 하루 전 돌연 불출석 입장문

등록 2018.08.26 17:43수정 2018.08.2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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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난 2015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사진)

지난 2015년 6월 29일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에서의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사진) ⓒ 연합뉴스


5·18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를 비난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의 성사여부가 돌연 불투명해졌다.

광주지법은 27일 오후 2시 30분 형사8단독 김호석 판사 심리로 이 사건의 재판을 열 예정이었으나, 불과 하루를 앞두고 전 전 대통령 측이 불출석 입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불구속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은 재판 준비를 이유로 두 차례 연기 신청을 해 5월과 7월 각각 열릴 예정이었던 재판이 차례로 연기됐다.

이 과정에서 "고령에다 건강 문제로 멀리 광주까지 가서 재판을 받을 수 없다"며 재판부 이송 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미 두 차례나 재판이 미뤄졌고, 전 전 대통령이 연기 신청을 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이번에는 재판을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었다.

법정도 소법정(402호)에서 대법정(201호)으로 옮겼고, 경찰 기동대 70명을 법정과 외곽에 배치하는 등 경호대책도 마련했다.

재판은 일반인에게 공개되지만 질서 유지를 위해 입석을 허용하지 않는 등 참관 인원(95석)도 제한했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불출석 입장을 냈다.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는 이날 민정기 전 비서관 명의로 입장을 내고 알츠하이머 진단 사실을 공개하며 법정 '출석 불가' 방침을 밝혔다.


이 여사는 "이런 정신건강 상태에서 정상적인 법정 진술이 가능할지도 의심스럽고, 그 진술을 통해 형사소송의 목적인 실체적 진실을 밝힌다는 것은 더더욱 기대할 수 없다"며 "이 나라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공개된 장소에 불려 나와 앞뒤도 맞지 않는 말을 되풀이하고, 동문서답하는 모습을 국민도 보기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이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재판부는 고민에 빠졌다.

재판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이 특별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광주지법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기일변경 신청이라든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아 재판부에서 당장 재판 여부를 결정하기가 곤란하다"면서 "내일 오전 중에 재판 진행 여부에 관해 결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펴낸 회고록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조 신부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주장,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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