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는 여자>- 체육관에서 만난 페미니즘, 양민영(지은이)
호밀밭
책의 제목은 <운동하는 여자>. 여전히 열기가 식지 않는 페미니즘 이슈와 여성의 운동이라는 주제가 결합된 책이다. 지난 2018년 1월, 오마이뉴스에서 연재를 시작했다. 생소하고 어려웠던 운동을 배우면서 생각하고 느낀 바와 나에게 일어난 변화에 관해 쓰고 싶었다.
[연재기사 :
운동하는 여자 http://omn.kr/1ixa8]
몰입의 기록, 운동하는 여자
연재를 거듭하면서 이야기의 곁가지도 뻗어 나갔다. 여성들에게 용기와 메시지를 주는 프로 선수들의 활약, 그들이 겪는 성차별이 눈에 들어왔고 피트니스 업계를 둘러싼 루키즘, 여성 혐오 문제까지 페미니스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
이는 '운동하는 여자'의 구성과도 일치한다. 전반부엔 개인적인 체험(나는 운동하는 여자입니다), 중반은 스포츠 역사에 오래도록 남을 여성 선수들(그라운드에 선 여자들), 후반에는 페미니스트가 바라본 여성의 운동 문화(전지적 운동하는 여자 시점)를 배치했다.
책이 나오고 많은 분이 무명의 신인 작가에게 따뜻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페미니즘과 운동을 결합한 시도를 높이 사주었다. 사실 이 시도는 조금 허무할 정도로 쉽고 단순한 발상에서 비롯됐다.
나는 최근 2, 3년간 틈만 나면 여자들과 어울려서 운동을 했고 머릿속엔 여성 이슈가 가득했다. 너무나 단순하게 좋아하는 두 가지를 합쳐서 글을 썼다. 마치 프라이드도 맛있고 양념도 맛있으니까 반반 치킨이 탄생한 것처럼.
그래서 '운동하는 여자'는 몰입의 기록이기도 하다. 몰입 끝에 얻은 결론은 운동과 페미니즘, 두 가지가 여성의 삶에 꼭 필요하다는 것, 득이 되면 됐지 해가 될 것은 없다는 것이다. 이왕 연재를 시작했고 혼자만의 경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까워서 연재를 이어갔다. 더 많은 여성에게 페미니즘과 운동을 영업하고 싶었다.
일 년간의 기록은 여성에게도 운동이 보편적인 취미이자 일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어졌다. 나는 여성들이 체력을 기르고 공격성을 발휘하고 내 몸의 진정한 주인이 되고 운동으로 하나 되는 경험에서 소외되지 않길 바란다. 지금도 많은 여성이 운동에서 즐거움이나 투지, 인내심을 얻고 있지만 더 많은 여성이 동참했으면 한다. 단언하는데 많은 것이 변할 것이다.
- '운동하는 여자' 프롤로그 중에서
그렇게 나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책의 저자가 됐다. 지금은 책을 알리기 위해서 화제성을 좇고 있다. 그러나 화제성이라는 게 좇는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곧 깨달았다. 책을 쓰고 저자가 되는 것은 혼자만의 외롭고도 잔인한 세계에 갇히는 것을 의미한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