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대중공업 주주총회 여부에 울산-경남 긴장

현대중공업지부, 주총장 안팎 대규모 농성 ... 법인분할, 본사 이전 등 여부 판가름

등록 2019.05.28 19:16수정 2019.05.28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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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물적분할과 본사 이전을 막기 위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 안팎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한마음회관에서 오는 5월 31일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 현대중공업지부

 
울산(동구)과 경남(거제)이 긴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울산)과 대우조선해양(거제)의 합병 첫 단추인 현대중공업의 물적 분할을 위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동계 등의 반대 속에 주총 성사 여부에 관심이 높다.

대우조선해양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해양을 팔기로 하고 본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5월 31일 주주총회를 열어 법인분할과 본사 이전을 결정짓는다.

분할계획서가 주주총회에서 통과되면 기존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 바뀌고, 자회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만들어진다. 현대중공업지주-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미포조선·삼호조선이 되는 것이다.

한국조선해양은 투자와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을 맡는다. 현대중공업의 계획에는 한국조선해양의 본사 이전도 들어 있다.

31일까지 파업 ... 주총장 안팎 대규모 농성 벌여

이에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을 막기 위한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물적분할은 분리·신설된 회사의 주식을 모회사가 전부 소유하는 기업분할 방식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는 27일 7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8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은 31일까지다.


현대중공업지부는 주주총회 장소인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지난 27일부터 점거농성하고 있다. 현재 한마음회관 안에는 500여명, 바깥마당에는 1000여명의 조합원이 농성하고 있다.

한마음회관은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 있다. 조합원들은 옥상에 "노동자 다 죽이는 법인 분할 중단하라"고 쓴 펼침막을 걸어 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지부는 한마음회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울산지방법원 제22민사부에 '주주총회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일부가 받아들여졌다. 또 회사는 28일 오후 현대중공업지부에 최후 통첩을 통해 한마음회관에서 퇴거할 것을 요구했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오늘 회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마음회관에서 주주총회를 하겠다며 퇴거요구를 했다"며 "우리도 더 이상 물러 설 수 없다"고 했다.

법원 가처분신청 인용과 관련해, 그는 "법원은 법리적인 판단만 하고,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움에 대해서는 감안하지 않았다. 아쉬움이 많다"며 "가처분 결정을 이행하지 않으면 배상하라고 할 것인데, 그 비용보다 몇 만명이 당해서 받는 피해가 더 크기에 받아들일 수 없다. 본안 소송을 할 것"이라고 했다.

울산시, 29일 궐기대회 ... 국회의원들도 우려 입장 전달

울산광역시는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촉구하고 있다. 울산시는 28일 오후 시청 본관 대회의실에서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를 촉구하는 '범시민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울산시와 시민사회 단체들은 29일 오후 4시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총궐기대회'를 연다. 이날 집회에는 시민 3000여 명이 참석하고, 울산시는 인쇄물을 시민들에게 배포하기로 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울산의 미래가 걸린 이번 사안에 각계각층의 모든 분들이 한 목소리로 힘을 실어 주셔서 감사하다"며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한국조선해양 본사의 울산 존치를 반드시 이뤄내자"라고 촉구했다.

울산시는 "그동안 중앙정부, 정치권, 상공계 등을 대상으로 전방위적 활동을 펼친 결과, 한국조선해양 본사 울산 존치에 대한 시민들의 한결같은 열망을 확인했다"며,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울산지역 국회의원들도 나섰다. 울산 출신의 김종훈, 정갑윤, 박맹우, 이채익 의원은 28일 국회에서 산업은행 성주영 수석부행장을 만나 입장을 전달했다.

국회의원들은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과 본사 이전에 대한 울산시의 분위기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고, 현대중공업 본사를 서울로 이전한다는 소식에 시민들의 상실감이 매우 크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대우조선지회 "물적분할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매각 반대'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28일 낸 <투쟁속보>를 통해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우리의 매각 투쟁이다"며 "물적분할은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함께 싸울 것"이라고 했다.

대우조선지회는 "현대중공업 물적분할은 대우조선과 직결된 문제다. 반드시 투쟁으로 저지해야 한다"며 "연구개발과 설계사업 부분을 한국조선해양이 차지하고, 대우조선은 알맹이 없는 빈껍데기 회사로 전락하게 된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 반대, 지역경제 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 '대우조선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경남대책위'는 집회 등을 다양한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우조선지회는 "명분 없는 현장실사 중단하라"며 실사를 막기로 했다.

전국 노동단체들도 나섰다. 민주노총 경남·부산본부와 금속노조 경남·부산양산지부는 29일 각각 국민연금공단 지사 앞에서 "현대중공업 물적분할 거부권행사 촉구"를 하고, 의견서를 전달한다.

민주노총 부산·경남본부는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은 이후 현대중공업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 등 심각한 생존권 위협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며 "현대중공업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이 물적분할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사측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의 파업과 서울사무소·울산 본사 본관 진입 시도 과정에서 벌어진 충돌과 관련해 노동조합 간부와 조합원 60여 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산업은행 #울산광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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