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상황을 보여주는 새로운 영상이 공개됐다. 추돌 직전 가해 선박이 우현으로 방향을 트는 모습, 사고 뒤 후진하는 모습, 구명조끼를 던지는 장면 등이 확인된다.
헝가리 여객선협회가 현지 시각으로 1일 유튜브에 올린 이 영상에는 지난 5월 29일 밤 한국인 관광객과 승무원 등 총 35명이 탄 허블레아니호를 훨씬 더 큰 규모의 리버크루즈선 비이킹시긴호가 추돌하는 순간이 잡혔다. 야사이 마리(Jászai Mari) 광장 방향 강변의 한 건물에 설치된 CCTV가 머르기트 다리 방향을 찍은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머르기트 다리 밑에서 상류 쪽으로 운행하던 허블레아니호 쪽으로 이보다 빠른 속도로 운항하던 리버크루즈선 바이킹시긴호가 접근하는 모습이 확인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두 배는 같은 진행방향으로 속도만 달리해 운항한 것으로 보인다(영상 시작부터 2분00초가량).
허블레아니호가 화면의 우측 상단 쪽으로 사라지기 시작해 후미 쪽 절반 정도만 보일 쯤(영상 2분10초부터), 바이킹시긴호가 우현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이어 허블레아니호가 밀려나는 움직임이 보인다. 바이킹시긴호의 선수 우측이 허블레아니호의 선미 좌축을 들이받은 상황으로 보인다.
화면상에서 허블레아니호가 사라지는 가운데, 선미 부분이 물 속으로 빠르게 가라앉는 모습이 보인다(영상 2분23초부터).
곧이어 바이킹시긴호는 약간 좌현으로 방향을 바꾸며 속도를 늦췄고, 이어 후진한 뒤 사고 현장에 잠시 머물렀다(영상 3분 43초부터). 그리고 CCTV가 설치된 강가의 건물에서 한 사람이 나와 사고현장을 손으로 가리키는 모습이 나온다(영상 3분 39초). 바이킹시긴호는 다시 전진했고, 이어 비슷한 규모의 리버크루즈선 한 척이 사고현장으로 접근했다.
▲ 헝가리 여객선협회가 1일 공개한 영상에 등장하는 허블레아니호와 바이킹시긴호 추돌 직전 모습 ⓒ Szemelyhajosok Szovetsege
▲ 헝가리 여객선협회가 1일 공개한 사고영상. 바이킹시긴호에 추돌당한 직후 가라앉기 시작하는 허블레아니호의 선미부분이 보인다. ⓒ Szemelyhajosok Szovetsege
현지 언론분석 "물에 빠진 5~6명 움직임, 시긴호 승무원들 구명조끼 던져"
이 영상을 분석한 헝가리 인터넷신문 'index'(인덱스)는 화면에 물에 빠진 사람 5~6명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바이킹시긴호의 승무원 몇 명이 뛰어다니고 그중의 한 명은 구명조끼 2개를 던지는 장면이 분명히 포착됐다"라고 분석했다.
이는 사고를 일으킨 바이킹시긴호의 선장과 승무원들이 사고 발생 사실을 즉시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다. 또 바이킹시긴호가 우현으로 방향을 전환한 게 사고의 1차적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헝가리 검찰과 경찰은 체포한 바이킹시긴호 선장에 대해 "치명적인 대형 피해가 발생한 이번 사고에서 무리하게 운항을 한 혐의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통해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약 5900만 원의 보석금을 내면 석방될 수 있지만 재판이 끝날 때까지 부다페스트를 벗어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하지만 검찰이 보석결정 철회를 신청해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내주에 다시 나올 예정이다.
'index'가 바이킹시긴호 선장의 변호사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선장은 '운항 중 어떤 부정행위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선장은 '사고를 피할 방도가 없었다'는 입장이며 '희생자에 애도를 표했다'고 변호사는 전했다.
▲ 헝가리 여객선협회가 1일 올린 사고영상을 분석한 인터넷신문 는 영상에서 물에 빠진 사람 5~6명의 움직임이 확인된다고 보도했다. ⓒ index
a
▲ 헝가리 인터넷신문 'index'(인덱스)는 "바이킹시긴호의 승무원 몇 명이 뛰어다니고 그중의 한 명은 구명조끼 2개를 던지는 장면이 분명히 포착됐다"라고 보도했다. 이미지는 'index'가 분석한 영상을 GIF 파일로 보여준 것으로, 선박 위에 올라가 있는 시긴호 승무원이 강물 아래로 구명조끼를 던진 것. ⓒ index 갈무리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