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전 66주년' 메시지 "냉전의 땅에서 평화 시대 열려"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의 밤'에 메시지 보내

등록 2019.07.29 11:51수정 2019.07.2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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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향군인회가 27일(미국 현지시각) 추모의벽 건립을 위한 성금을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에 전달하고 있다. ⓒ 재향군인회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정전협정 66주년을 맞아 "냉전의 땅에서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정전협정 66주년인 27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전협정 66주년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의 밤'에 이런 메시지를 보내 '전쟁의 공포 없는 한반도'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의 지속적 추진과 '추모의 벽 건립' 지원을 약속했다.

이날 행사는 대한민군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가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 300명을 초청해 이뤄졌다.

문 대통령 "제 삶의 뿌리, 참전용사의 희생과 헌신에 깊이 연관"

이날 조윤제 주미한국대사가 대독한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먼저 "69년 전 참혹한 전쟁에 휩싸인 한국에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신 분들이 참전용사다"라며 "참전용사들의 용기와 헌신이 있었기에 한국 국민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라고 감사 인사를 건넸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장진호 전투는 참전용사들의 위대한 투혼과 숭고한 인류애를 보여줬다"라고 언급했다.

장진호 전투는 지난 1950년 11월 26일 12월 11일부터 17일간 영하 30~40℃의 혹한 속에서 미국 제1해병사단 1만5000여 명과 한국 육군 제7사단 3000여 명이 함경남도 장진호 인근을 둘러싼 중공군 7개 사단 12만여 명의 포위망을 뚫고 흥남으로 철수한 전투를 말한다.


문 대통령은 "1950년 11월 26일 밤, 고토리 지역에 뜬 밝은 별을 신호탄 삼아 '현대전에서 가장 위대한 공격적 후퇴'가 시작됐다"라며 "미 해병대와 장진호 용사들은 영하 40℃의 '지옥 같은 추위' 속에서 10배가 넘는 적과 맞서 싸웠다"라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은 "장진호 용사들이 연 혈로를 통래 10만5000명의 한미연합군과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안전하게 철수할 수 있었다"라며 "그 피난민 중에 제 부모님도 계셨다"라고 특별한 감회를 피력했다.


그는 "제 삶의 뿌리가 참전용사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에 깊이 연관되어 있듯, 한미동맹 또한 양국 국민의 우정과 신뢰 속에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왔다"라며 "한미 양국의 강력한 결속력은 '한강의 기적'을 낳는 토대가 됐고, 전후 가장 가난한 나라였던 한국은 수출 세계 6위,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넘는 경제강국이 됐다"라고 말했다.

"유해를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과거가 아닌 오늘의 역사로 되살리는 일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라며 '오늘의 역사로 되살리는 일'로 남북공동유해발굴과 추모의 벽 건립 추진 등을 들었다.

그는 "무엇보다 청춘의 모습으로 한반도에 잠들어 계신 용사들을 가족과 전우, 조국의 품으로 돌려 보내드리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라며 "'화살머리고지'의 유해발굴을 마치면, 남북협의를 통해 DMZ 전역으로 유해발굴을 확대해 나가고, 아울러 DPAA(미 국방부의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와 진행하고 있는 전사자 유해 공동발굴조사 활동에도 더욱 힘을 기울이겠다"라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워싱턴 한국전쟁 기념공원 안에 '추모의 벽'을 건립하는 일을 차질없이 진행하겠다"라며 "참전용사 한 분 한 분의 이름은 양국 국민은 물론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과 미래세대에게 숭고한 인류애의 증거로 전해질 것이다"라고 '추모의 벽' 건립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66년 전 오늘, 판문점에서는 3년 1개월 간의 전쟁을 멈추는 정전협정이 체결되었다"라며 "지난 6월 30일, 바로 그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 땅을 밟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곳에서 남북미 정상의 3자 회동도 이루어졌다"라며 "모두가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라고 그 의미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구상 마지막 남은 땅에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며 "두 번 다시 전쟁 공포 없는 한반도, 항구적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한반도를 향해 가는 길에 참전용사 여러분이 함께해달라"라고 당부했다.

김진호 회장 "추모의 벽 건립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이날 미국 워싱턴 쉐라톤펜타곤시티호텔에서 열린 '정전협정 66주년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의 밤'에서는 '특별한 순서'가 진행됐다. 재향군인회가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 지난 2018년 9월부터 10개월 동안 모금한 성금 총 6억3000만 원을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에 전달한 것이다.

재향군인회의 추모의 벽 건립 성금 모금에는 89개 단체, 22개 기업, 2만8577명이 참여했다. 이날 재향군인회의 성금 전달에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은 김진호 회장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진호 회장은 "우리 1천만 향군은 한미동맹강화를 위해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뜻이 계승되고 전쟁영웅들과 그 후손들의 명예를 높이기 위해 '추모의 벽 건립 성금 모으기 범국민운동'을 앞장서 추진해왔다"라며 "'추모의 벽'이  건립돼 참전용사와 카투사 4만4000여 명의 한 분 한 분 이름이 새겨질 때까지 재단과 함께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커닝 햄 한국전참전전우회 회장은 "우리 참전용사들은 한국전에 참전해 자유를 지켜낸 것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고 있으며 위대한 한미동맹이 지속적으로 강화되길 바란다"라고 화답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존 틸렐리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 이사장은 "이곳에  참석한 참전용사 여러분이 자유 민주 대한민국을 지켜낸 의미를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라며 "여러분들의 희생이 여러 세대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강력한 한미동맹의 바탕이 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틸렐리 이사장은 "우리는 '추모의 벽' 건립 목표를 가지고 있다"라며 "여기 계신 웨버 대령(전 추모재단 이사장)이 시작한 '추모의 벽' 건립에 지금까지 한국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완공을 위해서 여러분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호소했다.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추모의 벽'은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몰에 있는 한국전참전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을 중심으로 둘레 50m, 높이 2.2m의 원형 유리벽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여기에는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미군 3만6000여 명과 미군에 배속돼 싸우다 전사한 카투사 8000여 명 등 총 4만4000여 명의 이름을 새겨넣을 예정이다.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은 미국의 한국전참전용사추모재단과 한국 교민들이 공동 발의해 지난 2016년 설치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서 시작됐다.
#정전협정 66주년 #한국전 참전용사 보은의 밤 #재향군인회 #추모의 벽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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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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