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미화' 마산음악관, 운영위원부터 해촉해야"

시민사회단체 '임시 폐관' 등 촉구... 창원시 "음악협회, 시의회 등과 협의해서"

등록 2019.08.12 13:57수정 2019.08.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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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사회희망연대, 적폐청산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8월 12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산음악관 운영위원 해촉 등을 촉구했다. ⓒ 윤성효

 
'친일 미화' 논란을 빚은 창원시립 마산음악관의 운영위원회를 해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열린사회희망연대, 적폐청산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12일 오전 창원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촉구했다.
 
이 음악관은 2003년 5월 '조두남 기념관'으로 개관했다가 그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면서 2004년 7월 '마산음악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들이 조두남·윤해영의 친일행적에다 가곡 <선구자>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옛 마산시가 진상조사해 명칭을 바꾸었던 것이다.
 
창원시는 올해 5월 예산 1억 원을 들여 전시물을 새로 설치했다. '친일 미화' 지적을 받자, 창원시는 지난 7일 조두남 흉상과 밀랍인형, <선구자> 악보를 철거했다.
 
그리고 현재 음악관 내부에는 조두남뿐만 아니라 마산(창원)과 인연이 있는 이일래, 이수인, 뱐야월, 김봉천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김봉천은 지난 5월 리모델링하면서 추가로 들어갔다.

"친일청산, 제대로 진행 안 되고 있다"
 
창원시는 음악협회 등 인사로 10명의 '마산음악관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음악관 전시물에 대해 논의해 결정했던 것이다. 운영위원회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에 운영위원회를 해촉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영만 경남운동본부 상임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조두남에 대한 문제제기 이후 창원시가 아주 재빠르게 일부 전시물을 철거하는 것을 보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김 의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말끔하게 정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전시물에 대해서는 다 정리가 되어야 한다"라며 "조두남과 윤해영은 친일행위자이고, 반야월도 친일행위가 있다. 그렇게 따지면 전시되었던 인물 가운데 절반이 친일파다"라고 했다.
 
김 의장은 "김봉천은 2003년 조두남 기념관이 문제가 되었을 때 그를 비호했던 사람이다. 자칭 '조두남 수제자'라고 했다. 그런데 마산시민들은 그가 무슨 음악 멜로디를 만들었는지 모른다"라며 "이번에 음악관에 가서 보고 김봉천이 들어가 있어 너무 놀랐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만 의장은 "창원시에 행정정보 공개청구를 해서 운영위원 명단을 봤다. 명단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래서 음악관이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걸 알았다. 그 운영위원 명단에는 2003년 우리와 반대 입장에 섰던 사람들이 들어가 있었다"며 "그런 사람들 일색이다 보니 문제일 수밖에 없다. 운영위원회를 해촉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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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립마산음악관. ⓒ 윤성효

 
"운영위원 전원을 즉각 해촉하라"
 
열린사회희망연대와 경남운동본부는 "창원시의 조두남, 선구자 기념물 철거와 마산음악관 운영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통해 "창원시는 이번 마산음악관 사태의 책임을 물어 운영위원 전원을 즉각 해촉하라"고 촉구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창원시는 조두남을 일방적으로 찬양한 마산음악관 홈페이지를 즉각 폐쇄하라"고 했다.
 
또 이들은 "창원시는 음악관에 선정된 음악인 전원을 재심사하고 그 기준과 원칙을 공개하고, 창원시는 마산음악관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당분간 폐관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마산음악관 리모델링을 통해 사실상 조두남음악관으로 되돌려 버린 어처구니없는 잘 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그 원인을 찾아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실 이 문제는 15년 전에 말끔하게 정리되었어야 할 문제였다. 그 당시 선구자의 작사자 윤해영과 작곡자 조두남의 친일행위가 만천하에 드러났고 더더욱 그의 대표작인 선구자는 창작에 얽힌 모든 사연을 조작하여 국민들을 오랫동안 속인 대국민 사기극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이어 "거기에다 표절시비까지 일어났다. 그 결과 '조두남기념관'이 '마산음악관'으로 명칭이 바뀌게 되었고 문패처럼 음악관 입구에 세워진 석비에서 선구자 가사가 지워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그러나 아쉽게도 시민단체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철거되어야 할 설치물들이 상당부분 그대로 남겨진 상태로 재개관되었다"고 했다.
 
'친일 청산'을 해야 한다는 것. 경남운동본부는 "15년이 지난 지금, 일본의 아베가 촉발한 경제보복과 적보다 더 무서운 친일세력들의 망동을 보고 우리 속의 친일청산이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 알게 되었고 친일청산운동이야말로 이 나라 국민들의 상식이요 원칙이며 정의요 자주요 독립운동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 주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일상에 매몰되어 잠시 긴장의 끈을 놓아버렸던 마산음악관의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반역의 역사, 친일이 고스란히 되살아난 사실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03년 최초 개관 당시보다 더 심각한 상태였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경남운동본부는 "현재 마산음악관에는 음악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10명의 운영위원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이번 사태에 막중한 책임이 있다는 판단 아래 정보공개 요청을 통한 명단을 보고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 운영위원으로 매우 부적절한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김화영 창원시 문화예술과장은 "운영위원은 관련 조례에 의해 위촉되었고 임기가 2년으로, 일방적으로 해촉할 수 없다. 임시 폐관 등에 대해서는 사회단체의 의견을 기본적으로 존중하나 음악인들의 입장도 들어봐야 하고, 창원시의회 입장도 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마산음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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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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