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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가 죽였다, 경마기수를 살려내라"

공공운수노조, 문중원 기수 죽음 진상규명 촉구 결의대회 열어

등록 2019.12.04 18:19수정 2019.12.0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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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렛츠런파크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 설치된 고 문중원 경마기수의 분향소 앞에 한 사람이 찾아와 울먹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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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고, 유가족들이 울고 있다. ⓒ 윤성효

 
"책임자를 처벌하라. 진상을 규명하라. 마사회가 죽였다 문중원이를 살려내라."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자들이 외쳤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이 4일 오후 이곳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촉구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문중원(41) 경마기수는 지난 11월 29일 새벽 부산경남경마공원 기숙사 화장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문 기수는 한국마사회의 구조적인 부조리와 다단계 갑질을 폭로하는 내용을 유서를 남겼다. 

유족과 공공운수노조는 김해장유에 빈소를 차려놓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마사회의 공식사과', '유가족 위로보상' 등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이날로 6일째다.

이날 집회는 고인의 사망 이후 처음으로 열린 것이다. 고인의 부인을 비롯한 유가족들이 검정색 상복을 입고 함께 했다. 고인과 부인 사이에는 두 자녀를 두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에는 개장 이후 지금까지 7명의 기수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7년에는 마필관리사 2명이 '다단계 착취구조'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사망했고, 올해 7월에도 기수 1명이 '성적 부진에 따른 부담설'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석병수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다시 중원이까지 보내야 한다. 언제까지 우리는 동료들을 보내야 되느냐. 정말 마사회는 사람 잡아 먹는 공공기관이다"며 "공공기관이 왜 있나. 돈 벌이 하라고 있느냐. 돈벌이 하려면 공공기관 자격을 떼야 한다"고 했다.


그는 "공공기관이라면 죽음의 레이스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2017년 마필관리사 사망 때 마사회는 죽음의 레이스 멈추겠다며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지금 어떤가. 바뀐 게 얼마나 있나"고 했다.

이어 "이 자리에 나와 있는 기수들은 사람 사는 게 아니고 마주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조교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근무하고 있다"며 "그것이 돈 넣고 돈놀이 장사하는 그 시스템이 만들어 놓은 것이고, 우리들을 기계처럼, 말처럼 뛰라고 하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석 본부장은 "이제 더 이상 참고 견딜 수 없다. 언제까지 이렇게 사람이 죽어야 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대로 두면 다시 1년, 2년 안에 사람 죽는다. 이 자리 와 있는 누군가 다시 시체로 우리 앞에 올 것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죽음의 레이스 반드시 막을 것이다, 그것이 중원이의 요구다. 이 뜻 분명히 받아서 재발방지하도록 할 것이다"며 "마사회 회장이 책임져야 한다. 아직도 마사회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 우리 투쟁이 얼마나 길어질지 모르겠다. 그 길 꿋꿋하게 갈 것이다. 반드시 승리하는 투쟁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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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회, 문중원을 살려내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고, 고인의 장인이 유가족대표로 발언하고 있다. ⓒ 윤성효

유족 대표로 고인의 장인이 발언했다. 장인은 마사회를 비난하면서 "가슴이 터지고 찢어진다. 외손주는 아빠가 싸늘한 시체로 죽은 줄 모르고 있다. 장난감을 만지다 고장이 나니 아빠가 있으면 고쳐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인은 "아빠 없이 자랄 두 외손주를 보니 더 가슴이 아프다. 가슴을 치고 피를 토해도 분이 안 풀린다. 제2의 죽음을 막아야 한다. 유가족은 여러분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부산, 제주지역의 한국경마기수협회 회원들도 참석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과 박성호 부산경남울산 열사정신계승사업회 한진중공업지회 열사회장, 이길호 한국마사회부경지회장 등이 발언했다.

고 문중원 기수의 사망과 관련해 공공운수노조와 마사회측의 협상은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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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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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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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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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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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은 4일 오후 한국마사회 부산경남경마공원 본관 앞에서 "노동열사 문중원 동지 죽음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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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새벽 마사회 운영의 부조리가 담긴 유서를 남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경마기수와 관련해 부산경남경마공원에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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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새벽 마사회 운영의 부조리가 담긴 유서를 남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경마기수와 관련해 부산경남경마공원에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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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9일 새벽 마사회 운영의 부조리가 담긴 유서를 남기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문중원 경마기수와 관련해 부산경남경마공원에 펼침막이 걸려 있다. ⓒ 윤성효

#한국마사회 #문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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