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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한국화이바 '괴롭힘 사망' 의혹, 심각하게 보고 있다"

32세 김아무개씨, 9일 기숙사 사망... 유가족, 청와대 게시판에 호소

등록 2019.12.27 16:34수정 2019.12.2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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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남 밀양 소재 한국화이바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직원 김아무개(32)씨의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지난 9일 경남 밀양 소재 한국화이바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직원 김아무개(32)씨의 장례식을 아직 치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고용노동부와 경찰의 재수사‧조사 여부에 관심이 높다.

유가족들은 '부서 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상사의 잦은 출퇴근 차량 이용(카풀)' 등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김씨 사망의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밝혀질 경우, 지난 7월 '직장내괴롭힘방지법'이 시행된 이후 사망한 첫 사례가 된다.

유족들은 경남지방경찰청에 재수사를 요청하고, 고용노동부 양산지청에 진정을 제기해 놓았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27일 고용노동부 양산지청 관계자는 "회사를 방문해 관계자 면담을 하기도 했다. 직장내괴롭힘의 경우 회사 자체 조사를 해서 보고를 내도록 돼 있다. 아직 회사 보고서가 오지 않았다"며 "회사와 노동부가 보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사업장 기숙사 내에서 일어난 사망으로,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안타깝다"며 "회사 보고서와 경찰 수사 결과를 종합해 판단할 것이고,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어 빨리 처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유가족들은 한국화이바 앞에서 1인시위 등을 벌이고 있다.


유가족,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

고인의 형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난 23일 "제 동생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글을 올려놓았다.

형은 "소중한 자식을 아직 하늘나라로 보내지 못하고, 차가운 냉동고에 보관하는 부모와 저희 가족들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지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형은 "그 만큼 저희에게 소중한 자식이고, 형제였기에, 자식의 휴대전화에 나온 2년여에 걸친 직장갑질 증거를 보고 그대로 보낼 수 없기에 진실규명을 위해 지옥같은 날을 견뎌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동생의 통화기록과 문자는 직장갑질을 정면으로 가르키고 있다"며 "부서를 옮기고 난 이후, 2년간 납기일에 대한 종용으로 업무스트레스가 지속되었고, 위계에 의한 직상급자의 종부리듯 진행된 갑질은 동생의 업무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고, 그로 인한 스트레스와 갈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가르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모들은 "국민들의 작은 움직임이 직장갑질에 희생된 제 자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 또 누군가 당할지 모르는 직장갑질의 희생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유족들은 "고인이 죽은 뒤에 받은 휴대전화기의 통화목록에서 '12월 8일 오전 11시 40분경' 통화했던 전화번호 목록이 사라져 있었다"고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주장했다.

그런데 확인 결과 부모들이 고인의 통화 날짜를 7일인데 8일로 착각해 전화번호 목록에서 없다고 주장했던 것이고, 7일 통화목록에는 해당 번호가 그대로 있었다.

한국회이바 측은 '직장 갑질'이나 '괴롭힘'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관련기사]
한국화이바 32살 직원은 왜 극단적 선택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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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경남 밀양 소재 한국화이바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직원 김아무개(32)씨의 유가족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직장내괴롭힘 #한국화이바 #고용노동부 #경남지방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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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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