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 "농업·농촌·농민 3농 위기... 농협 혁신에서 해법 찾겠다"

급변하는 농업환경 대비... 문재인정부 농정 파트너로서 농협 위상 강화

등록 2020.01.18 18:22수정 2020.01.18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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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국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하며 친농민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남북 농업협력, 종자사업 국산화, 농업의 6차산업화 등 정부와 농협이 유기적 협력을 통해 풀어가겠다고 밝혔다. ⓒ 송영신

 
"농협중앙회장에 당선되면 그동안 회장이 누렸던 기득권을 내놓겠습니다. 지금은 농민신문 회장도 겸직하고 있는데 이래서야 농민신문이 농협의 문제점을 어떻게 지적할 수 있겠습니까."

오는 31일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김병국(68) 농협중앙회장 후보는 최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농업·농촌·농민 등 3농 위기 상황에서 농협 혁신의 해법을 찾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깜깜이 식으로 펼쳐지는 것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보고 최근 인물과 정책을 검증할 수 있도록 농협방송(NBS) 등을 통한 후보 정책토론회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회장부터 기득권 내려놔야... 농민신문 회장 겸직 폐지
상호금융, 전문 자산운용기관으로... '추가 정산 1조원' 시대 열겠다"


김 후보는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대비해 농협이 문재인 정부의 농정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 농협의 상호금융 부문을 전문 자산운용기관 수준의 전문성을 갖도록 탈바꿈시켜 일선 농축협에 지원하는 '추가 정산 1조원'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번번히 좌초돼 온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위해 농협금융지주의 조합 공개도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농협경제지주는 조합지원 사업을 농협중앙회로 이관해 농축협 지원이 충실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후보는 "농협중앙회장은 250만 농민조합원과 1118명의 조합장들을 대표해 농협의 미래를 열어갈 막중한 임무를 지닌 자리"라며 "오는 31일 292명의 대의원 앞에서의 소견발표가 후보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의 전부인 것은 문제다. 후보들의 정책이나 인물을 비교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농협중앙회의 경영혁신이 필요한 이유는?
"지난 60년간 농축협의 우산이 되어온 농협중앙회가 이제는 노쇠한 징후를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사업구조 개편 이후에는 농축협과 중앙회가 사업을 놓고 경합하는 관계로 변질되고 있다. 협동조합의 소유·통제의 원칙이 무너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농협의 주인인 농축협이 믿고 기댈 수 있는 농협중앙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농축협의 눈높이에 맞는 경영혁신을 단행하고 중앙회장에게 집중된 권한도 과감하게 내려놓아야 한다."


-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내려놓는 등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농협중앙회장의 '농민신문사 회장겸직' 폐지는 중앙회장의 권한을 과감하게 내려놓고 경영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저 자신과의 약속이다. 그동안 농민신문사는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농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언론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의 기관지라는 비판에서 한 번도 자유롭지 못했는데, 이는 중앙회장이 농민신문사 회장직을 겸했기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농민신문사 회장겸직' 관행을 과감하게 폐지해 농민신문사의 독립 경영을 지원할 계회이다. 농민신문이 농업·농촌을 대표하는 정론지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다."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가 한국농업연구소 소장 자격으로 지난달 국회 의원회관에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의원과 함께 ‘6차산업과 미래농정 모색 세미나’를 개최해 바람직한 미래농정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우원식 민주당 전 원내대표도 참석해 힘을 보탰다. ⓒ 송영신

  
"'상호금융 독립법인화'위해 금융지주 조합 공개 추진
경제지주는 조합지원 사업 중앙회로 이관, 농축협 지원 충실토록 개편"


- 전임 회장 공약인 '상호금융 독립법인화'가 실패한 이유는?
"농협중앙회에서 상호금융을 분리하는 독립법인화는 농축협 중심의 '원-뱅킹'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가야할 길임에 분명하다. 그동안 이러한 시도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결국 실패로 끝나곤 했다. 결정적인 이유는 상호금융이 독립할 경우 특례 폐지로 인해 발생하는 소요자본을 조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차입경영에 의존하는 농협중앙회가 약 6조원의 추가 자본을 조달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과 세부 이행계획이 촘촘하게 마련되지 않으면 추진 동력을 학보하기 어렵다고 본다."

- 실패한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문제를 다시 추진하는 이유와 해법은?
"상호금융 독립법인화 문제는 농축협 중심의 원-뱅킹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동조합금융이 반드시 가야할 시대적 사명과도 같은 과업이다. 바람직한 방향이나 '어떻게(how)'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있느냐가 관건이다. 실패한 상호금융의 독립법인화를 재추진하는 이유는 단계별 접근을 통해 상호금융연합회 출범을 앞당길 수 있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농축협이 2대 주주로 참여하는 '금융지주 조합공개'(ICO · Initial Cooperative Offering)를 단행해 농축협의 소유·통제 원칙을 바로 세울 수 있다. 이 경우 금융지주가 시장에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상호금융의 독립법인화를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금융지주 조합공개(중앙회 70% · 농축협 30%)시 농협중앙회는 독립법인화에 소요되는 필요자본 조달이 가능하고 취약한 부채구조 개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상호금융연합회로 가는 진입장벽을 해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농축협 중심의 원-뱅킹 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좌초에 부딪친 '상호금융 독립법인화'를 반드시 살려내겠다."

- 농협경제지주의 조합지원사업을 중앙회로 이관하려고 하는 이유는.
"중앙회의 경제사업은 사업력 악화로 조합지원은커녕 자신의 안위마저 담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농축협 지원도 부실하고 시장경쟁력도 없어 이도저도 아닌 경영이 지속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경제지주의 사업을 조합지원과 시장경쟁으로 분류하고 조합지원사업은 중앙회로 이관해야 한다. 따라서 중앙회의 조합지원사업은 농축협 지원을 위한 공적 사업으로 추진하고, 경제지주의 시장경쟁사업은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도록 혁신해야 한다."

- 인사제도 혁신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농협 인사제도의 고질병은 지역편중 인사와 무능인사가 조직 전반에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농협이 한 차원 성장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중심의 탕평 인사가 농협의 DNA로 이식되어야만 가능하다. 무능해도 쉽게 출세하고 유능한 인사는 계속 일만하는 조직이 망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일 따로 승진 따로' 문화를 반드시 바로 잡겠다는 의미다.

인사제도 혁신은 '2+(2)' 문화를 정착시켜 유능한 경영자의 경우 지속 경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2년을 맡겨보고 능력이 검증되면 2년을 더 맡겨 중앙회장과 임기를 같이할 수 있게 된다."

- 평소 정부의 농정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조하셨는데.
"농촌소멸 위기 등 농업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정부나 농협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농정 현안이 별로 없다. 농협이 정부의 중요한 농정 파트너로서 한 몸이 되어 움직일 수 있어야만 지금의 농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종자산업 국산화, 스마트농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농산물수급관리시스템 등 농정 현안이 산적해 있다. 농협이 민간 주체로서 농정 현안을 적극 지원해야만 농협도 살고 농업·농촌도 살수 있다고 확신한다.

- 끝으로 농협중앙회장 후보로서 포부는.
"자랑스러운 농협협동조합은 지난 60년 동안 농업·농촌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왔다. 그러나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농산물시장 완전 개방 등 한국농업을 둘러싼 대내외 경영환경은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제 우리 농협은 지나온 60년을 거울삼아 다가올 60년을 준비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오직 기본에 충실한 협동조합만이 가야할 길이며, 그 답은 '농민을 위한 농협, 농축협을 위한 중앙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김병국의 일생의 꿈인 '행복한 농민, 살기 좋은 농촌, 함께하는 농협'을 농협 가족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포부가 있다. 
 
김병국 농협중앙회장 후보 약력
∎ 한국농업연구소 소장
∎ 국민소통 특별위원(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 전) 서충주농협 조합장(5선)
∎ 전)농협중앙회 이사
∎ 전)농협중앙회 인사추천위원장
#농협중앙회장 #선거 #김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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