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이 한풀 꺾이며 맞이한 주말인 15일 오후 광주 서구 풍암호수공원에서 마스크 쓴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 바이러스가 교회의 프로그램을 멈춰 세웠다. 자연스레 부부가 같이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 답답할 때면 둘이 산에 간다거나, 처가에 간다거나, 캠퍼스에 가서 운동장을 돈다. 엊그제는 아내와 같이 영산강 승천보에 가서 승천보 공원길을 한 바퀴 산책했다. 들판은 바이러스로 인한 사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새싹들이 흙을 뚫고 올라오며 봄임을 알리고 있었다.
또 하나, 은퇴 이후 배운 취미가 제 역할을 발휘했다. 은퇴 이후 글을 쓰고, 미디어 영상편집과 기타를 배웠다. 전부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다. 누가 불러주지 않아도 찾아주지 않아도 이런 취미와 함께 사니 외로움에 잠식될 틈이 없다.
집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하니 있으면 정신 건강에 무척 안 좋은 것 같다. 그런데 글을 쓰거나 어떨 때는 기타를 튕기고 영상편집을 하니 금방 시간이 가버린다. 내가 은퇴하면서 취미 세 가지를 정하고 배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바이러스로 인해 일상이 마비되는 사태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 겪어보는 일이다. 과학과 의료가 발전했으니 우리가 사는 시대에는 그런 일은 없을 줄로만 알았다. 자연 파괴, 생태계 파괴가 먼 미래의 일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가깝게 와 버렸다.
정말 이제는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계를 살려야 한다. 정치인들도 극심한 기온 변화, 바이러스 전염 등 생태계 파괴로 인한 세계적 문제에 공동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백신이 나와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질 않기를 바란다. 평범한 지난날들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이제야 깨달았다. 감염 확산세가 하루빨리 사그라들어 모두 자신만의 공간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릴 뿐이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고 이웃들은 즐겁게 장사를 하고 나같은 은퇴자들도 다시 다 같이 모이는 그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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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탁구장도 못 가는 은퇴자... 부부 관계는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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