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글로 만든 세종대왕 드로잉
박정우
- 최근 첫 번째 책 <손글씨 레시피>를 출간했다. 작가가 직접 책 소개를 한다면?
"앞에서 얘기했듯이 제가 처음 손글씨를 교정할 때는 방법을 몰라서 무작정 따라 쓰거나 폰트를 뽑아서 따라 쓰는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다 보니 나름의 노하우가 많이 생기게 됐어요. 처음에는 이걸 영상을 통해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정도의 마음이었고, 책으로까지 내려는 생각은 없었어요.
그런데 사람들의 댓글이나 반응을 보니 글씨를 교정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영상만으로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방법들을 모으고, 영상의 한계 상 다 담지 못했던 부분도 넣고, 스스로 연습할 수 있는 칸도 구성해서 하나의 교본처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세어보니 무려 구상부터 출간까지 무려 526일이 걸렸더라고요. (웃음) 하다 보니 점점 더 욕심이 나서 원래 한글만 하려고 했는데 영어도 추가하고, 분량도 계속 늘어났어요. 아마 시중에 나와 있는 손글씨 책 중에 가장 두껍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어쨌든 결과적으로 괜찮은 손글씨 책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 만족합니다.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는 손글씨의 방법을 알려드릴 뿐인지 그걸 완성하는 건 결국 연습과 노력이라고 생각해요. 제 책의 특징 중에 하나는 연습 칸이 굉장히 많다는 겁니다. 1만5000자 이상을 쓸 수 있어요. (웃음) 이걸 다 채우시면 누구라도 글씨 교정이 가능할 것 같아요. (웃음)"
- 책을 보면 모음에 따라 자음의 형태가 다양하게 바뀌는 등 나름의 원칙이 있다. 꼬, 웃, 양 같은 글씨들을 쓰는 설명들을 보면 한 글자, 한 글자 굉장히 디테일하게 연구를 많이 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나인이 쓰는 이 방식이 정답은 아니지 않나?
"맞습니다. 또 한편으로 생각하면 모든 글씨에 정답이라는 기준은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저의 기준으로는 제가 처음 손글씨 교정을 시작했을 때, 도움이 되었던 바탕이 있었는데 <손글씨 레시피>가 그런 바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덧붙여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글씨체의 기본은 결국 균형과 조화라고 봐요. 디테일한 지점들도 있지만 책 자체가 결국 글자들 간의 균형과 조화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분명히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문장을 쓰려면 필사를 많이 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글씨'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제가 만든 바탕과 연습을 통해서 기본기를 익히고, 어느 정도 훈련이 되면 그 이후부터는 자기만의 원칙과 개성을 담은 스스로의 글씨체를 만들어 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손글씨 교정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 정말 이 글씨 연습을 많이 하면 악필도 명필로 바뀔 수 있는 것인가? 나인은 처음부터 글씨를 잘 썼던 것 아닌가?
"사실 제가 원래부터 남들보다 글씨를 잘 썼던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웃음)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쓸 수 있었던 건 아니에요. 지금의 제 글씨체는 스스로 글씨 교정을 하고 연습을 하면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럼 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쓰는지, 어떤 습관으로 쓰는지에 따라서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봐요.
글씨를 잘 못 쓰는 분들은 빨리 쓰는 습관, 휘갈겨 쓰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습관을 바꿔야 합니다. 정성 들여서 쓰고, 제대로 된 방법으로 쓰는 것에 익숙해지면 속도는 결국 빨라지거든요. 그래서 글씨를 잘 쓰고 싶으신 분들은 꼭 저희 책이 아니더라도 한 글자 한 글자를 또박또박 쓰는 연습이라고 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글의 아름다움을 더 널리 알릴 수 있었으면"
▲ 나인 글씨 변천사
박정우
- 유튜브와 관련해,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 강좌에 집중한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할 예정입니다. 예전에도 손글씨 영상을 올렸었는데 반응은 굉장히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이걸 출간에 맞추어 좀 더 완성도 있게 리뉴얼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책과 함께 강좌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고요, 그동안 만들어 왔던 것처럼 새로운 시도를 접목한 다양한 손글씨 영상도 꾸준히 제작할 계획입니다. 제가 사실 영상을 너무 비정기적으로 올려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죄송한 마음이 큽니다. (웃음) 앞으로는 좀 지속적으로 꾸준히 활동하려고 합니다."
- 나인의 꿈은 무엇인가?
"저의 글씨체를 구독자분들께서 '나인체'라고 불러 주시는데요, 첫 번째 꿈은 이 나인체를 더 연마하고 발전시키는 것입니다. 글씨에 완성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있다 하더라도 그 길에는 영원히 다다를 수 없겠지만 그래도 계속 노력하고 연습해서 조금이라도 완성에 가까운 글씨체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제 유튜브 채널에 외국인들도 꽤 오는 편인데요. 댓글 중에 제가 쓰는 글씨가 무슨 뜻인지는 모르지만 예뻐서 보러오게 됐다는 얘기가 인상 깊었어요. 한글이 얼마나 우수하고 뛰어난 문자인지에 대해서 알리는 것을 제가 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것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의 손글씨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손글씨 레시피 - 구독자 30만 글씨 유튜버 나인의 악필 교정 워크북
나인 (지은이),
시월,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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