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사진 속 장소(대전 동구)를 찾아 70년 전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 전시했다. 배경 속 산세가 70년 전과 그대로다.
심규상
첫 번째 사진은 폭격으로 폐허가 된 대전 시내다. 곳곳에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1950년 9월, 인민군이 점령한 대전 시내가 미군 공군기의 폭격으로 잿더미처럼 변한 모습이다. 미군은 폭격기(B-29) 9대를 출격해 90t의 폭탄을 대전 시내에 투하했다.
두 번째 사진은 폭격으로 파괴된 이후 대전 시내의 변천사를 담았다. 1950년 당시 사진 속 장소를 찾아 70년 전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 전시했다. 폐허로 변한 시가지와 대비되는 빌딩 숲은 전쟁으로 다시 무너져 내릴지도 모를 공포와 우려를 떠올리게 한다.
1950년 7월, 대전시청(현 중앙로 네거리 삼성화재 건물)에 모여 전황에 대한 실낱같은 정보를 듣기 위해 모인 군중의 모습도 보인다. 대전역 광장을 오가는 분주하고 혼란스러운 대전역 광장(7월 6일)과 발길 끊긴 을씨년스러운 대전역 광장(7월 19일)을 담은 사진도 눈길을 끈다.
그해 대전에서는 7월 14일부터 20일까지 금강을 사이에 두고 미 24사단과 인민군 1군 산하 3·4사단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대전전투는 한국전쟁사에서 가장 치열하고 참혹한 전투로 기록돼 있다. 텅 빈 대전역 광장의 모습이 대전전투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