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죽지 못해 살아내는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입니다"

[인터뷰]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27일째 단식투쟁 중인 김성묵씨

등록 2020.11.05 13:44수정 2020.11.0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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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앞에서 세월호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 ⓒ 공순주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가 지난 10월 10일부터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투쟁을 진행 중이다. 

김성묵씨는 단식투쟁을 시작하기 직전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무기한 단식투쟁에 앞서 세월호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및 관련자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단식을 시작한다. 많은 시민분들이 함께 싸워주시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의 진상규명 요구가 청와대에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시간, 그리고 정권을 교체하고 지금까지 세월호 사건의 진상은 밝혀진게 없고, 관련 공무원들은 승진을 하거나, 면죄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단 한번의 수사도 받지 않은 기관들도 있고, 그에 따른 처벌도 이루어진 게 없다. 그 절실함이 오늘 무기한 단식투쟁이라는 선언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일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단식투쟁장을 지키고 있는 김성묵씨 ⓒ 공순주

 
그는 "지난 5월 1일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21만2118명의 시민들의 참여로 성원되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답변은 비서관이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해주길 바랐고 그렇게 요구했다. 5월 20일~6월 7일까지 진도팽목항에서 청와대까지 도보행진을 진행했고, 그 마지막날 청와대앞에서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삭발을 했다. 그리고 이제 무기한 단식투쟁을 시작하려고 한다. 이 절실함에 많은 시민분들이 함께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심경을 밝혔다. 
 

청와대 단식투쟁장에서 미사를 마친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모습 ⓒ 공순주


김성묵씨의 단식기간이 길어질수록 단식투쟁장을 찾는 시민들 또한 늘어나고 있다. 종교인을 비롯, 평택이나 군포, 구미 등의 전국의 시민들이 단식투쟁장 현장에서 지지 피켓팅을 했고, 해외에 있는 시민들은 온라인 손피켓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단식투쟁 27일째인 지금까지 청와대에서는 아무런 움직을 보이지 않고 있다. 

때문에 김성묵씨와 함께 이번 단식투쟁을 준비하고 함께하고 있는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단식투쟁단은 단식투쟁 26일째인 11월 4일 "세월호 304잊지않을게"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 규탄문"을 게시했다.

아래는 "문재인 대통령 규탄문" 내용의 일부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촉구합니다.

세월호사건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에 대한 철저한 처벌을 위해 청와대진상규명촉구단식투쟁단과 시민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강력히 촉구합니다.

국민들의 세월호사건 진상규명과 적폐청산의 강한 염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이끌어 냈고, 2017년 5월 9일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습니다. 그 시작은 세월호 사건이었고, 정권교체는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촛불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5주기에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루어 질 것"이라고 했고, 4주기에는 "세월호 특조위를 통해 세월호의 진실을 끝까지 규명해낼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들은 이미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다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간을 연장하면 진상이 규명되고 관련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활동으로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이 가능한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가 대통령의 말처럼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고 있는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에 부여된 권한으로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반드시 수사해야 할 박근혜정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국정원, 법무부, 국방부, 해수부, 안행부, 해경, 육경, 소방방재청, 중앙119, 교육부, 전라남도, 해운조합, 한국선급, 해군3함대, 각 군 사령부와 지휘통제실, SSU, UDT, 공군 제6탐색구조비행전대, 검찰, 기무사, 감사원, 해심원, 국무조정실, 총리실 등에 대한 실질조사와 교신기록, 통화내역, 각 기관 상황실의 녹취록과 통화내역, 관련자들의 휴대폰 통화내역, 세월호 레이더기록, KNTDS, 공군MCRC, TOD 영상, 보고서 등과 같은 증거 확보와 관련자들에 대한 강제소환 조사, 청문회 강제 출석이 가능한가.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은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철저히 이뤄질 것"이라는 다짐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진상규명을 하기 위한 실체적인 행동이 필요하고, 이런 이유로, 국민들은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던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 둘 촛불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가 정권교체였고, 당시 문재인 국회의원을 "문재인 대통령"으로 바꿔 놓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은 여전히 4월 16일 그 자리에 멈춰있습니다. 정권 교체 후에도 정부는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에 착수하지 않았고, 2019년 4월 15일 세월호 사건관련 범죄들 중 공소시효 5년에 해당하는 범죄들은 더 이상 수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공소시효 7년에 해당하는 범죄들의 잔여 공소시효가 5개월 남은 상황입니다. 이 시기까지 놓치게 되면, 세월호 사건 관련자들 대부분에게 확실한 면죄부가 주어집니다.

지금이야 말로 대통령의 의지와 다짐을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입니다.

같은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관련자들의 처벌은 물론, 재발방지 대책과 피해자 중심의 피해회복 방안 마련"입니다. 세월호 참사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가가 이행하지 않고 있는 의무. 그 기본적인 의무를 더 늦기전에 이행해 달라고 강력하게 촉구하는 것입니다.

박근혜정부는 구조 골든타임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아 304명의 무고한 생명을 수장시켰습니다. 세월호 참사 6년이 지난 지금. 얼마 남지 않은 "진상규명 골든타임"에 문재인대통령 마저 국민들의 염원과 304명의 죽음을 헛되이 만드는 일이 없도록 요구합니다.

세월호진상규명촉구단식투쟁단과 국민들은 문재인대통령에게 강력히 요구합니다.

1.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세월호사건 진상규명과 관련자 처벌의 의무와 책임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와 적폐검찰에 전가하는 건 더 이상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를 조속히 이행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2.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의 요구가 있었다 해도 진상규명을 할 수 없는 방법이라면 당연히 거절해야 할 것입니다. 진상규명을 해야 할 의무와 책임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문재인대통령과 정부에 있습니다. 수사를 통해 범죄사실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것. 이것은 상황에 따라 선택해서도, 선택할 수도 없는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3.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은 검찰만으로는 할 수 없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와 지시로 구성된 대통령직속특별수사단이어야 합니다. 그 형식은 "범정부합동수사단"이든 "군검경합동수사단"이든 상관없습니다. 대통령의 정당한 법적 권한으로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하고, 감사원, 검찰, 경찰, 군검사 등 사정기관을 충분히 활용하여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조직구성과 방안을 마련하여 실체적인 수사를 조속히 시작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4.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수사단은 어떤 외압도 개입되어서는 안되며, 그 동안 진행되었던 세월호사건관련 기무사수사, 검찰수사, 감사원 감사 등에 참여했던 인원들, 세월호사건에 관련된 공무원들 또한 세월호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수사단에 포함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철저히 그리고 제대로 수사할 수 있는 인력을 선별하여 배치할 수 있도록 각 장관들에게 엄중히 지시해 줄 것을 요구합니다.

5. 각 정부기관(기무사·국정원 포함)과 군 등에 존재여부도 알려지지 않은 세월호사건 관련 모든 공개·비공개 정보들이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구성된 수사단에 빠짐없이 제공되어야 하며, 수사과정에 누락되거나, 은폐되는 증거가 없도록 법무부장관, 국방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국정원장, 감사원장 등을 통해 각별히 지시·감독·보고받아 진상규명 과정을 철저히 관리해 줄것을 요구합니다.

6.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단은 세월호사건관련 모든 수사가 마무리 될 때까지 유지되어야 합니다. 한정된 기간과 인력부족으로 부실수사가 되지 않도록 조치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7. 모든 국민들이 세월호사건 수사진행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진행과정에 대한 상세한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줄 것을 요구합니다.

8. 이상의 내용을 문재인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성명으로 발표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세월호사건 진상규명" 여부에 문재인정부의 성공여부가 달려 있음을 국민의 이름으로 다시한번 밝히는 바입니다.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은 하나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아닌 나라를 바로 세우는 적폐청산의 시작입니다. 이것이 국민들이 촛불을 들어 정권을 교체한 목적이며, 적폐청산의 지름길입니다. 다른 국가범죄들과 같이 세월호사건 마저 과거사가 되는 일이 없도록 대통령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줄 것을 강력하게 촉구하는 바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밝혔던 안전한 나라도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히고 관련자들을 합당하게 처벌해야 가능하며, 재발 방지와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를 위해 문재인대통령의 할 일은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끌어내렸던 분노의 시작은 세월호 사건이었고, 진상을 은폐, 축소, 방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반드시 명심하여야 할 것입니다.

2020년 11월 4일
세월호사건진상규명촉구단식투쟁단과 시민들
 

세월호진상규명촉구 단식투쟁장을 찾은 시민들과 대화중인 김성묵씨 ⓒ 공순주

 
지난 3일 만난 김성묵씨는 단식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의사를 통해 정기적으로 건강을 체크받고 있다. "언제까지 단식을 할 생각인지" 묻는 의사의 질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나올 때까지 단식투쟁을 계속 할 것이다. 쓰러져도 병원에 가지 않겠다. 단식투쟁장을 지킬것이다"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 관련자들에게 이대로 면죄부가 주어지도록 지켜볼 수는 없다. 이제 공소시효가 달수도 4개월이 남은 상황이다. 국회에서는 사회적참사특별법을 개정해 공소시효를 정지시키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을 연장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각 국가기관에 있는 세월호 사건관련 증거들은 이미 많이 폐기되었고 앞으로도 많이 폐기될 것이다. 공소시효를 정지하더라도, 증거의 폐기는 막을 수 없고 증거가 없으면 진상규명도, 관련자들 처벌도 할 수 없게 된다. 세월호 사건관련 증거나 기록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지금, 문재인대통령이 실체적인 진상규명 행동에 나서야 한다. 세월호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자들을 처벌하는데 있어 공소시효 정지와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기간 연장은 세월호관련 증거들을 더 많이 폐기하도록 기간을 벌어주는 것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세월호진상규명촉구단식투단은 "지금은 두번 다시 오지 않을 진상규명 골든타임이다. 세 차례나 있었던 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사건 진상을 밝히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러차례 확인됐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사기간을 더 연장하는 건 의미가 없다. 더 늦기 전에 문재인 대통령은 세월호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및 관련자들이 처벌되도록 의무와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세월호참사진상규명골타임 #진상규명촉구 단식투쟁 #세월호진상규명촉구단식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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