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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수계에 폐기물처리장? "자연 발생 석면지역 그대로 둬야"

주민 "업체측 조사결과 못 믿어" vs. K업체 측 "재조사 의향있다"

등록 2020.12.30 15:05수정 2020.12.30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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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산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주민대책위원회가 29일 충남 홍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지난 23일 충남 홍성군 갈산면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건설 관련한 환경영향평가서가 금강유역환경청에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갈산 주민들은 "업체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믿을 수 없다"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6월 11일 K환경은 오두리 폐기물처리장 관련 사업계획서와 사업허가 신청을 취하했다. 당시 사업자 측은 오두리 폐기물처리시설 건립 예정지가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지역(자연 발생)'이라는 사실이 알려지자 "환경영향평가서를 다시 제출하겠다"며 사업을 보류했다. 오두리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문제는 그렇게 일단락 지어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K환경 측은 '석면 발생지역 문제'를 보완해 환경영향평가서를 또다시 제출했다. 

갈산 주민들은 폐기물처리시설 예정지가 ▲ 오두리는 전국 26개 생태관광지역인 천수만과 간월호 수계와 연결된 지역이란 점 ▲ 황새, 참매, 황조롱이, 수달, 삵 등 멸종위기 보호종의 서식지라는 점 ▲ 사업 예정지가 발암물질인 자연석면 발생지역이라서 주민피해가 우려된다는 점 등을 이유로 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갈산면 주민뿐 아니라 많은 홍성주민들이 같은 이유로 폐기물처리시설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K환경 측은 금강유역 환경유역청에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사업예정지역은 암석시료 지점으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해당 환경영향평가서에 따르면, 암석 시료 29개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산지 6개 지점 중 2개 지점 4개 시료에서 함량 0.25 미만의 석면이 검출됐다. 업체 측은 토양에서 석면이 검출되었지만 기준치보다 낮아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낸 것이다.

이에 대해 갈산 주민들은 지난 29일 홍성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체 측에서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의 객관성이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오두리 주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분명한 것은 업체가 채취해 보낸 사업예정지 토양시료에서 석면이 검출되었다는 것"이라며 "이런 명백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사업자는 사업 예정지에서 석면이 검출되지 않아 사업을 재개하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석면은 죽음의 먼지라 불리며, 소량이라도 오랜 기간 체내에 축적되면 불치병인 폐암과 악성중피종 등을 일으키는 1급 발암물질"이라며 "사업예정지에서의 정확한 석면조사가 필요한 이유는 산폐장에서 수백만 톤의 토양과 암석을 파내는 대규모 굴착사업을 진행할 경우, 석면 비산먼지가 발생해 지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전기룡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업체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신뢰할 수가 없다"며 "필요하다면 홍성군과 시민사회 단체, 사업자 등이 석면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K환경 측 관계자는 "석면 조사 관련 시료 채취 지침서대로 조사한 것이다. 주민들의 주장의 핵심은 사측이 진행한 조사결과를 믿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주민들 입회하에 얼마든지 재조사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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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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