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 출렁다리의 새벽이 다리를 건너 둘레길이 연결되어 있다. '걷쥬' 도전 이후 이 다리를 날마다 건넌다.
오창경
혈액 내 중성지방이 비중이 높아서 생기는 대사 증후군의 전조 증상이었다. 섭취하는 것에 비해 소비되는 열량이 적을 때 생기는 전형적인 증상이었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체질적으로 움직임을 싫어하고 바깥 활동을 하지 않은 당연한 결과였다.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로 마음먹기는 쉬웠지만 몸을 움직이기는 쉽지 않았다. 이불 속에서 현관까지가 천 걸음이었다.
사실 작년 정기 건강검진에서 참담했던 결과를 받고 난 후에 큰맘을 먹고 '걷기 운동'을 시작했었다. 집 근처에는 출렁다리가 놓인 멋진 둘레길도 있었다. 한적한 시골 동네에 누가 운동을 할까 싶었지만 어디에서 오는지 걷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벼 베기가 끝난 농로에도 걷는 사람들이 있었고 눈길이 머무는 들판마다 사람들이 걷고 있었다. 도시에 걷는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면 시골마을에서는 농기계가 다니는 농로가 걷기 운동 코스로 자리잡아가고 있었다.
농사일에 기계 작업이 보편화 되면서 시골 사람들도 예전만큼 몸을 많이 쓰지 않는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관절 질환과 대사증후군으로 인한 합병증을 공기 좋은 곳에 사는 시골 사람들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자체 보건소 차원에서 걷기 운동을 장려하면서 시골 마을에서도 틈틈이 걷는 운동으로 건강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놀이의 인간, '호모 루덴스'처럼 '걷는 인간'이라는 용어를 하나 만들고 싶을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