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겉표지
다산북스
이런 나의 마음을 제목으로 삼은 책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손화신 지음, 다산초당)를 최근에 읽었다. 글 쓰는 사람이라면 한번은 생각했을 문장. 좋은 제목이라고 생각함과 동시에 내가 일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엄마들을 떠올렸다.
그때 만난 엄마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나를 찾은 것 같다'는 말, '내 이름을 잃어버리고 산 기간이 너무 길었는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다시 내 이름을 찾은 것 같다'는 고백이다. 다시 내 이름을 찾고 싶어서 글을 썼다는 엄마들. 혹은 글을 쓰다 보니 자신의 이름을 찾게 되었다는 엄마들.
그 감동의 첫 순간을 기억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엄마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처받고 아픈 마음을 돌보는 글쓰기에 대해 작가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를 잃었을 때 미친 듯이 쓰기 시작했다'면서 작가는 말한다.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어서 답답한 그때가 오히려 새로운 문이 열리는 때다. 자기극복은 그것 자체로 기회고, 그 기회를 붙잡기 위해 쓴다. - 36p
멀리서 사례를 찾을 것도 없다. 내가 그랬으니까. 그냥 이렇게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살아도 되는지 매일 고민하던 그때, 글을 쓰면서 새로운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 책의 작가도 다르지 않았다. 그와 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첫 책을 내면서 '비로소 글 쓰는 삶을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없을 때, 유일하게 내가 즉각적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을 수 있는 건 글쓰기였다.
쓴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글쓰기는 목적 없이도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의 일이며,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는 주체의 일이다. - 59p
이른바 치유의 글쓰기. 이 책은 작가의 그 절절한 증언이다. 삶의 순간순간에서 유일하게 위로가 되었던 글쓰기, 글을 쓰면서 삶 혹은 자신의 의미를 찾고 쌓아 올린 시간들, 그 모든 합이 지금의 작가를 만들었다는 기록이다. 나다움을 찾는 일, 내 감정을 살피는 일, 나의 세계를 확장하는 일 모두에 글쓰기가 있었다는 작가의 내밀한 고백이다.
조금이라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면
작가는 독서가 만인의 취미이듯, 글쓰기도 만인의 취미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취미란 하면 할수록 더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만드는 행위(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인데, 글쓰기는 '자신을 더 알아가고 자기 자신과 가까워지는 속성을 지닌 일'이니 취미를 글쓰기로 삼는다면 그 효과가 분명할 거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 생활 속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글쓰기 팁도 전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에 글쓰기를 결합시켜 루틴을 만들라는 당부다. 그림일기도 좋고, 주식 일지도 좋고, 자전거 출퇴근 기록도 좋겠다.
실제 나는 그런 체험을 하는 중이라 특히 공감하며 읽었다. 6월 들어 새벽명상요가를 주 3회 하고 있는데, 명상이 끝나고 짧은 기록을 남기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을 하지 않았을 때보다 내 삶이 더 충만해진 기분이 든다. 명상 이후 글 쓰는 시간이 더 의미 있게 느껴질 만큼.
작가가 책에 쓴 모든 말은 사실 쓰기 시작하지 않으면 무의미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이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면, 지금 당장 세 문장이라도 적어보자. 메모장도 좋고, 카카오톡 나에게 쓰기 기능을 이용해도 좋다. 냉장고 앞에 붙여놓은 메모장도 좋다. 일주일만 써도 나와 내 일상이 달라질 거라 확신한다. 나는 그런 엄마들을 많이 봐 왔다.
쓸수록 나는 내가 된다 - 텅 빈 마음을 어루만지는 성찰과 치유의 글쓰기
손화신 (지은이),
다산초당(다산북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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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편집기자. <이런 제목 어때요?>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저자,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공저, 그림책 에세이 <짬짬이 육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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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습관 때문에, 엄마들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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