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녜스 얀사 총리 작년 3월 집권한 이후 끊임없이 비판받아 온 아녜스 얀사 총리는 현재 정치적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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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야네스 얀사는 슬로베니아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강과 바닷가의 토지를 민영화하는 법을 추진하게 된다. 그동안 바닷가와 물가의 토지는 공공재산이었는데 그것을 민간기업에 개방하겠다는 것이었다. 호텔업체와 관광업체의 배만 불려줄 거라는 비판을 받은 이 법은 의회를 통과했다.
그러나 환경단체가 5만 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서 7월 11일에 국민투표가 열리게 되었다. 슬로베니아 헌법에는 국민 서명 4만 명 이상이 모이면 해당 법안을 국민투표에 붙힐 수 있다. 정부는 이 법안이 오히려 바닷가와 물가의 환경을 지켜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시민들에게는 다르게 들린 듯하다.
투표율은 46%로 슬로베니아에서 이뤄진 국민투표 중 2번째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다. 이는 슬로베니아 시민들이 이 문제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했는지를 보여줬다. 결과는 반대 86.6%로 압도적인 반대로 법안이 무효처리 되었다. 찬성은 20%도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하여 야네스 얀사 정권은 레임덕에 빠졌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정권 최대 위기에 직면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그들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현 정권의 환경부 장관 안드레이 비자크는 공영방송(RTV Slovenija)에 나와 국민들이 법안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감정적으로 반응했으며 일부 팜플렛에 지나치게 고무되었다고 말하였다. 사실상 법안이 잘못된 게 아니라 일부 환경단체와 국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지켜온 진보적 슬로베니아의 역사
반환경적인 환경부 장관이 뭐라고 하던지 민영화 시도를 막아낸 슬로베니아 사람들의 자랑스러운 역사는 또 한 번 계승되었다. 이미 슬로베니아 시민들은 2007년 대형 보험회사 "Zavarovalnica Triglav"에 대한 연기금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국민투표로 붙였으나 압도적인 반대로 무위로 돌아간 전적이 있었다.
슬로베니아는 구 동구권 국가 중 지금도 대학 무상화 정책을 유지 발전시키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며, 공공의료보험이 민영화 되지 않고 잘 작동되고 있는 나라 중 하나이다. 동구권 붕괴 과정에서 기존 사회복지 체계가 해체되었던 다른 구 유고슬라비아 소속 국가들과 다른 모습이다.
슬로베니아는 2016년 기준 지니계수가 0.244로 북유럽 수준의 지니계수를 유지하는 등 매우 진보적이고 평등한 나라 중 하나이다. 그러한 상태가 계속될 수 있었던 것은 공공영역을 침탈하려는 민영화 시도에 슬로베니아 시민들이 결연히 나서서 모두 막아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금껏 한국 사회는 미국이나 독일 등 유명하거나 거대한 나라들을 모델로 삼고자 해왔다. 그러나 이 작은 슬로베니아 시민들이 보여준 모습이야 말로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참된 모습이 아닐까? 슬로베니아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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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로 물가 토지 민영화 막은 슬로베니아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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