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소책방
초소책방 홈페이지
이제 인왕산 인근 최고의 핫플로 거듭난 초소책방으로 가보자. 정상에서 내려와 인왕산 둘레길로 접어들면, 둘레길은 완만한 평지로 이뤄져 편안히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서울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잠시 도심을 벗어난 기분을 느낄 수도 있다.
곧 정월 초하루 일출 촬영 스폿으로도 유명한 전망대인 무무대(無無帶)가 나온다. 흡사 마스코트 이름이 연상되는 무무라는 귀여운 발음과 없을 무(無)가 두 번 들어갔다는 점이 웃음을 자아낸다. 서울 시내의 풍경을 감상하며 생각을 '무'의 상태로 만들어 자락길을 다시금 걷다 보면 유리 건물이 나온다.
주말 오후에 방문했더니, 인근 최고의 명소라는 명성답게 많은 사람이 있었다. 인왕산 등반을 목적으로 한 등산객뿐만 아니라, 주말 데이트 차림을 한 사람들도 상당했다.
초소책방은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호 목적인 경찰초소로 건축했으며, 2018년 인왕산 전면 개방에 따라 리모델링을 진행했다. 기존 2개 높이의 1층 건물을 일부 증축해 서로 다른 2개의 층고를 유지했다. 지난 8월, 서울시 건축 분야 최고 권위의 상인 제39회 서울특별시 건축상 우수상을 받아 문화적 의미와 예술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 초소책방 빵 진열대
유동현
먼저 1층에는 계산대, 빵과 함께 다양한 책이 진열돼 있다. 기후, 비건, 온난화, 탈 플라스틱 등 환경을 주제로 한 다양한 책으로 서고가 꾸며져 있다. 이에 더해 판매하는 먹을거리, 함께 내는 제품들 역시 환경친화적으로 구성해 단순히 인왕산 둘레길 한가운데 위치했다는 것을 넘어 초소책방 내부에서도, 역시 자연을 느낄 수 있었다.

▲ 초소책방 2층
홍승주
2층으로 오르면, 다양한 미술 작품이 전시돼 있다. 초소책방은 카페, 책방, 갤러리 등 다양한 문화적 기능을 동시에 지니는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고 있다. 창가 자리서는 인왕산 바위 앞에 있는데, 거대한 바위를 배경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는 관람객의 모습은 갤러리의 일부같이 아름다워 인상 깊었다.
2층과 연결되는 루프탑은 카페 음식과 함께 인왕산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명당이다. 푸른 하늘과 서울 남산 타워를 한눈에 볼 수 있기도 하다.
다만 걸어오기 애매한 위치로, 이용자들이 대부분 자차를 가져오는 데에 비해 카페 옆 주차공간이 협소했다. 주말 같은 경우 주차 지옥을 경험하고 싶지 않다면 대중교통, 혹은 뚜벅뚜벅 걸어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뉴로는 개인적으로 시오빵을 강력 추천한다. 짭짤하고 부드러운 빵의 맛이 등산으로 지친 몸을 북돋아 줬다.
효자동 거리를 걸어 통인시장으로

▲ 통인시장
유동현
음료와 빵으로 기력을 회복시킨 후에는 매력적인 서울 거리를 거쳐 통인시장으로 향해 보자. 인왕산 자락길에서 윤동주 문학관을 거쳐 인왕산 동쪽의 도심으로 내려오면, 세종마을과 효자동 거리가 있다. 세종마을에는 청운문학도서관, 창성동 한옥마을, 청와대사랑채 등이 있어 근현대사의 예술적인 분위기를 자연스레 뿜어낸다.
효자동 거리를 쭉 걸어오면 1941년 공설 시장에서 시작된, 오랜 전통을 지닌 통인시장이 있다. 천장 아케이드에는 다채로운 호랑이 민화가 걸려 있는데 고개를 들어 민화를 감상하면 뻐근해진 목이 풀리기도 한다. 기름떡볶이, 간장떡볶이, 떡갈비, 닭꼬치 등 약 70여 개의 다양한 점포가 있다.
통인시장은 전통시장의 틀을 깨고 다양한 이벤트를 시도해 관광객, MZ세대들, 아이의 체험을 위해 방문한 가족들까지 다양한 고객층이 방문하고 있다. 요새는 쿠팡이츠 배송 서비스도 된다고.
▲ 통인시장 고양이
유동현
통인시장하면 떠오르는 도시락 카페도 빼놓을 수 없다. 통인시장 내부에 있는 엽전·도시락 카페에서 엽전 꾸러미를 구매하면 다양한 가게에서 엽전을 사용해 음식을 조금씩 구매할 수 있다. 도시락에 시장 음식을 잔뜩 담아 먹으면, 재미와 포만감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겠다. 통인시장 도시락 카페는 다양한 미디어에 많이 소개돼 이색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뿐만 아니라 통인시장 주변 골목에는 한옥과 카페, 수공예 집 등 힙하고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볼 만한 조화를 이루고 있으니, 골목 구석구석을 탐방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이렇게 MZ세대들 사이에서 뉴 트렌드로 떠오른 등산을 중심으로 짜본 코스를 다 돌았더니 어느새 하루가 저물었다. 코스를 돌며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을 목도했는데,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잠시 빠져나와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어쩌면 자연을 찾고, 아름다운 풍경에서 감탄하고, 좋은 분위기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것은 MZ세대를 떠나 그냥 모두의 니즈가 아닐까. 통인시장이 시작된 1941년부터, 혹은 그 전부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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