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일상이 된 코로나 시국, 길 위의 이들은 안녕할까요. 사진은 지난 7월 말, 서울역 광장에 모여있는 홈리스들의 모습.
이희훈
최근엔 하루아침에 노점상이 쓰레기차에 쓸려간 일도 있었어요. 서울 중구청 측이 서울역 앞에서 커피노점을 하던 한 할머니(홈리스)의 마차를 쓸어갔다고 해요. 관련 기자회견에 며칠전 다녀왔는데, 할머니께서 얼마나 속상하셨는지가 표정에서 다 느껴졌어요. 회견 뒤 할머니께 기운 잃지 마시라, 건강 조심하시라고 등을 쓸어드렸는데, 오히려 제게 밝게 웃어주시며 '고맙다, 수고한다' 말씀하시더라고요.
서울시·중구청은 서울역 홈리스들 짐가방도 모두 쓰레기로 처리했대요. 거기엔 주민등록증부터 틀니까지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 있는데... 이 정도면 거의 '강도' 수준 아닐까요. 겨울을 앞둔 지금, 법 절차까지 어겨가며 무리하게 홈리스 물건들을 버려야만 했는지 강한 의문이 듭니다(중구청은 지난 7월에도 강압적 물품폐기로 논란이 일자 "인지하지 못하고 쓰레기로 처리, 당사자에 불편을 느끼게 해 안타깝다"고 한 적이 있거든요).
서울역 철거의 경우엔, 중구청 담당 부서들이 서로에게 법적인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해요. 홈리스 숫자가 급증한 건 외환위기 직후였고, 자의반 타의반 거리로 밀려난 건데... 이들에겐 인권도 없는 건가요. 수많은 사람의 '살 자리'를 뺏은 행정 기관을 향해 "이것은 테러"라고 말하는 홈리스들에게, 우리는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건 '명백한 폭력'이라고, 함께 외치고 싶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비닐봉지' 같은... 보이지 않는 여성 노숙인
성애님, 여성 홈리스 분들을 길이나 미디어에서 본 적 있으신가요? '홈리스'하면 떠오르는 얼굴이 혹 남성은 아닌가요.
서울시 실태조사(2019)에 따르면 총 3353명 홈리스 중 여성은 678명으로 추정된다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보다 많을 거라고 예측해요. 왜냐면 대부분의 여성 홈리스들은 가정폭력·친족 성폭력 등을 이유로 집 밖으로 탈출하고, 그렇게 나와서도 성폭력에 노출되는 탓에 찜질방이나 PC방 같은 유료 공간에 주로 머물거든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여성 홈리스'는 더 많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