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중인 보건의료노조 이인숙 연대실장
녹색연합
- 코로나19의 원인 중에 하나로 기후위기가 지목되고 있다. 예기치 못하게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에서 방역 일선의 간호사들이 처한 현실이 어떠한가?
"우리가 사스, 메르스를 이전에 경험했었다. 이런 감염병들이 4-5년마다 주기적으로 찾아왔었는데 사스나 메르스는 2-3개월쯤 유행하다가 거의 없어졌다. 코로나19가 작년 2월 말쯤 발생했을 때도 메르스처럼 몇 달 가다가 진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예전 수준으로 현장에선 대처했었다. 유행력, 전파력이 사스, 메르스보다 높고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서 상황이 장기화되었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치사율이 얼마나 될지 연구, 통계도 없었다.
안 그래도 열악한 상황이었는데 이 상태로 코로나19를 맞다 보니 간호인력이 매우 부족했다. 모자란 인력들은 질병관리청에서 모집해서 그때그때 파견으로 메꿔주었다. 그럼에도 한 병원에서 간호사는 2~3배 늘어난 환자를 계속 보아야 한다. 피로도가 많이 누적되어 있다. 방호복을 입고 병실에 들어가다 보면 공기가 잘 안 통하고 페이스 실드나 고글, 마스크, 두세 겹 장갑을 끼고 들어가서 일을 하다 보면 공기가 안 통해서 덥고 땀이 많이 난다. 습기가 많이 차서 손이 부르트거나 신발에도 땀이 흘러서 찰랑거릴 정도로 물이 차고 몸에 땀이 흘러서 속옷까지 젖는다.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조건으로 몸이 변해버려서 그 안에서도 감염, 확진 판정받게 된다. 일손이 부족한 상태에서 열악한 환경은 더 악화되어 갔다."
-코로나 블루가 보건의료인력들에게 몇배 이상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물리적인 고통을 넘어선 정신적 고통이 더 심각해보인다. 코로나 우울, 기후우울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현장에서는 어떠한가?
"안 그래도 원래부터 신규 간호사들의 사직률이 워낙 높은 편인데 중견 이상 간호사들도 신규가 들어와서 가르칠만하면 나가고 또 나가고 이것이 반복되다 보니 지치는 경우가 많다. 신규를 가르치는 사람은 항상 1.5배의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교육전담간호사를 둬야 된다는 말이 나오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19 상황까지 겹치는 상황에서 간호사가 평소에도 1.5배의 일을 하고 있는데 신규도 오고 파견도 오면서 경력이 많은 간호사들도 견디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왜 견디기 힘들 정도로 우울하냐면 환자들이 이런 상태니까 책임감 때문에 관두지를 못하는 거다. 아침에 일어나면 진짜 출근하기 싫다고 한다. 그런데 병원에 가보면 환자들이 나빠지면 더 괴롭고 좋아지면 또 보람을 느끼고 어쩔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우울함을 많이 호소한다. 너무 힘드니까 우울을 넘어서 그냥 탈진 상태다. 임계치에 왔다. 총파업을 할 때 코로나 전담병원(의 총파업 전원 참가)을 고민했었다. 그 인력들이 다 빠지고 파업에 동참하면 환자들은 어떻게 하냐라고 했을 때 여기 더 있으면 죽겠다. '사직이다'라는 반응이 더 컸다. 다 빼고 하루 만에 끝내자라는 각오로 파업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