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인 홈리스행동 박사라 활동가
녹색연합
- 홈리스 문제와 기후위기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그동안 기후위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적은 많이 없다. 그러나 우리가 만나는 홈리스의 문제로 딱 직면하게 되었을 때 "이게 같이 죽는 일이구나. 기후 위기를 해결하지 않으면 다 같이 죽을 수밖에 없는 문제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어쨌든 같은 생태계에서 생명들이 어울려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도와야 되는데 이제 홈리스의 문제도 같은 문제라고 보고 홈리스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이 빈곤 문제를 같이 해결하지 않으면 이 기후 위기에서 가난한 사람부터 죽겠지만 결국은 다 같이 죽는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기후위기가 계속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 때문에 홈리스들이 지원도 제대로 못 받고, 오히려 코로나19 대책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지금 현재 홈리스들이 처한 현실은 어떠한가?
"홈리스들은 늘 위기 속에서 살고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이것이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홈리스를 대상으로 '거리'와 '시설'이라는 요소를 두고 정책이나 대책이 시행되어 왔다. 그런데 코로나를 겪으면서 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이 굉장히 위험한 것이라는 건 직감적으로 모두가 알고 있다. 시설에서, 요양 시설에서 코로나가 터지면서 이런 문제들은 깨닫게 된 것이다 . 그런데 홈리스들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집에 머물라는 강력한 권고가 계속되고 있지만 홈리스들은 여러명이 이용하는 무료 급식소를 찾아갈 수밖에 없고, 밀집된 시설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었다. 또한 코로나 때문에 폐업하는 영업장들이 굉장히 많아졌다. 만화방, 피시방 등에서 거주하거나 하루벌이를 하는 홈리스들도 많았는데, 이런 가게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머물 수 있는 공간들이 많이 줄었다. 단순히 머물 공간이 줄어드는 문제라고 볼수 없다. 서울역의 경우에는 사람들이 모일 수 없도록 의자도 드러내고, TV를 아예 꺼버렸다. 홈리스가 유일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TV인데, 이런 조치들이 인해서 중요한 소통창구를 잃어버리게 된 셈이다."
- 코로나19 이외에 기후위기가 홈리스들에게 주는 영향은 어떠한 것들이 있나?
"거리에서 생활하시는 분들한테는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게 가장 힘든 일이다. 여름에는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 같은 경우에는 쓰러져 돌아가시는 분도 계시고 폭염에 그대로 고스란히 노출되셔서 돌아가시는 경우도 있고 겨울에 동사하는 일은 굉장히 많다. 예전에 자주 이용하던 지하도 같은 곳이 코로나로 인해서 폐쇄되면서 말 그대로 그냥 고스란히 온몸으로 한파를 견디고 있다. 장마도 굉장히 힘든 일이다. 거리에서 잠자는 것은 당연히 힘들고, 축축하게 젖은 옷과 신발이 건강에 좋지 않다. 젖은 신발은 발을 계속 짓무르게 하고 신발을 신기 어렵고 그래서 맨발로 다니거나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