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집합금지, 제한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이 시행되는 지난 11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중소상인, 자영업자와 시민단체 회원들이 임대료 분담법, 강제퇴거금지법 등의 처리를 촉구하며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참가자들은 손실보상이 이뤄지더라도 보상금 상당부분이 건물주에게 고스란히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권우성
업무방해, 폭행, 협박... 코로나19 발생 이후 자영업자들이 형사 법정에 나선 이유는 대부분 이들 범죄 때문이었다. 고객에게 영업시간 종료를 알리며 '나가달라'고 부탁하거나, 테이블 제한으로 '손님을 더 받을 수 없다'고 공지하거나, '방역 명부를 작성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 등,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한 자영업자들의 노력은 때때로 갑질 피해 사건의 원인이 됐다.
"다 눈 깔아라 험한 꼴 보기 싫으면."
울산 울주군에서 식당을 운영해온 C씨는 손님들에게 유리잔을 던진 진상 손님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지난 1월 12일 오후 9시께 영업시간 종료 시각을 알리자 날아온 폭력이었다. 폭력은 자신뿐 아니라 다른 손님들에게까지 날아들었다. 지난 5월 울산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가해자는 20여 분간 식당 안에서 담배를 피고 욕설을 하는 등 업무방해로 기소돼 벌금 800만 원에 처했다.
인천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해온 D씨는 방역 수칙 상 테이블 숫자를 늘릴 수 없어 '손님을 못 받는다'는 말을 했다가 목숨의 위협을 받았다. 지난 6월 오후 6시께 벌어진 일이었다. 이 손님은 D씨의 말에 분노하며 불판 위의 집개를 던지다가, 자신을 피해 주방으로 도망간 피해자를 뒤따라가 도마 위 30cm길이의 중식도를 휘둘렀다. 갑질 폭행의 대가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방역복 입은 사람들이 확진 판정 받은 기사랑 접촉한 사람을 거기 식당에서 밥 먹고 있는 걸 데리고 갔대. 거기 있는 모든 사람들 다..."
'방역수칙 위반으로 신고하겠다'는 협박이나 '확진자가 나왔다'는 허위사실 유포도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 중 하나다.
지난해 2월 강원도 원주에선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전달 받은 동네 식당의 확진자 발생 소식을 사실 확인 없이 지인들에게 유포했다가, 업무방해로 벌금 700만 원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판결문에 따르면 이 소문은 "실제 운영한 음식점엔 확진자를 접촉한 사람이 방문한 사실이 없었고, 방역복을 입은 사람이 데리고 간 사실도" 없었던 가짜 정보에 불과했다.
지난 2월엔 마스크를 벗고 식사하는 다른 손님들에게 "왜 마스크를 안 쓰고 식사하느냐"고 따지다 영업 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경우도 있었다. 청주지법의 지난 7월 판결문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은 한 손님은 업주와 다른 손님들에게 "지금 코로나 몇 명 확진된 줄 아느냐, 니 부모들 코로나 걸려서 죽어라" 등의 극언을 퍼부으며 "나 엄청 유명한 사람인데 너희들 모두 사진 찍어 올리겠다"고 협박해 벌금형 100만 원을 받았다.
30여분 간 고성을 지르고 김치냉장고를 두드리며 항의하는 가해자에게 업주가 할 수 있는 말은 "마스크를 쓴 상태로 식사할 순 없지 않느냐"는 읍소뿐이었다.
위반 행위자보다 제재 못한 관리자에 더 큰 책임
조지현 코로나19전국자영업자비대위 대표는 자영업자들에게만 책임을 가중하는 제도 자체가 이같은 범죄 발생의 원인이라고 봤다.
조 대표는 27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소비자와 시설 관리자에 책임을 부과하는 정부의 원칙엔 매우 많은 차이가 있다"면서 방역 수칙 위반 행위자보다, 이를 관리하는 자영업자들에게 더 큰 책임을 물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부터 의무화된 방역패스 제도만 봐도, 지침을 위반한 이용자는 10만 원의 과태료에 처하는 반면 이를 위반한 시설 관리자에겐 1차 150만 원, 2차 300만 원으로 가중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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