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의 위험한 '헌법정신'

[주장] 헌법은 휘두르는 칼이 아니다

등록 2022.02.25 14:51수정 2022.02.2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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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수원 집중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전직 국회의원들은 2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모여 "주사파 공산 세력에게 침탈당한 국민 주권을 반드시 회복시킬 것"이라고 결의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은 반헌법적 세력과 헌법수호 세력의 대결이다. 이 나라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그리고 부정부패를 일소함으로써 국가기강을 잡겠다. 헌법정신에 관해선 일체 타협이 없다. 형사법을 집행하듯, 타협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또 "이 나라의 헌법을 지켜야겠다는 마음에서 (대선에) 나온 것"이라고도 했다.

윤 후보는 과거 검찰총장 시절에도 자신을 "헌법주의자"라고 했고, '헌법정신'과 '법치주의'를 강조해 왔다. 위와 같은 발언은 대선 후보가 된 지금도 여전하다.

그러나 윤 후보가 헌법과 헌법정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헌법정신은 인간의 존엄과 국민주권을 바탕으로 한 소수자 보호, 국민 기본권의 최대보장과 최소침해 그리고 관용의 원리 등을 말한다. 헌법정신의 핵심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이 아닌, 기본권 보호에 있다.

나아가 헌법정신을 지키겠다고 형사법 집행하듯 하겠다는 윤 후보의 발상은 위험하기 그지 없다. 검사가 아닌 대통령 후보의 말이라 더더욱 위험하다. 윤 후보는 이미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으로 보복정치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러나 헌법과 헌법정신은 휘두르는 칼이 아니다.

윤 후보는 법치주의에 대해서도 오해를 하는 듯하다. 법치주의는 국가기관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더라도 그 제한을 하려면 법에 근거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법치주의 또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원리이다. 그런데 윤 후보의 사고는 과거 법치주의를 잘못 이해한 검사들이 법정에서 "법치주의 확립 차원에서 피고인을 엄벌에 처해 달라"고 하던 때에 머물러 있는 듯하다.

무턱대고 시장경제를 지키겠다는 생각도 우리 헌법과 헌법정신에 반한다. 헌법은 국가는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위하여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19조). 우리 헌법은 국가가 시장을 온전히 자유시장경제 원리에 맡기고 방관하고 있지 않다.

헌법은 또 대통령에게 헌법을 수호할 책무와 함께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부여하고(헌법 제66조), 취임에 즈음하여서는 '헌법준수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노력할 것'을 선서하도록 하고 있다(헌법 제69조). 따라서 최근 20대 남녀갈등 논란을 개인 간 문제로 접근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하거나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 가능성을 내비치는 발언은 대통령후보로서 부적절하다. 대통령에게는 현행헌법이 특별히 강조하는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보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 그리고 대화와 타협 및 외교를 통한 남북한 평화공존을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 윤석열 후보는 검찰총장이 아닌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자의 지위로 국민 앞에 서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헌법적 책무와 헌법정신은 더욱 막중하다. 윤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후보를 반헌법적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그러나 과연 누가 반헌법적 사고를 하고 있는지, 윤 후보 스스로 헌법정신과 헌법을 곡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대통령 후보자의 위치에서 다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덧붙이는 글 필자는 한국헌법학연구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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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국헌법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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