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공항 예정지인 수라갯벌
기후위기비상행동
지난 16일, 기후바람은 "새만금 공항 백지화와 갯벌생태계 보존의 날"을 걸고, 군산 미군기지 앞, 새만금 수라갯벌 탐사를 진행했습니다.
기후위기 비상사태를 선언해놓고, 국토교통부는 공항계획을 통해 전국에 10개 신공항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고, 그중 하나가 새만금 신공항입니다. 신공항 예정지 수라갯벌에 공항 건설이 시작되려면, 환경부는 국토부가 제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서에 동의해야 합니다. 올해 상반기, 환경부의 최종 협의 의견이 통보될 예정입니다.
환경부는 갯벌에 살아가는 생명의 삶터를 빼앗고, 결국 기후위기를 악화시켜 모두를 위협하게 될 신공항 개발에 동의할 이유가 없습니다. 기후바람은 환경부가 반드시 부동의 해야 하는 이유를, 피부로 직접 느끼기 위해 갯벌로 향했습니다. 매서운 눈바람을 맞으며, 흰발농게의 서식지로 알려진 곳까지 함께 걸었습니다.
일생을 새만금을 터전으로 사시면서, 토건개발 세력에 저항해 오신 오동필 위원장님이 새만금 개발과정과 이곳에 담긴 이야기를 전달해 주셨습니다. 기후·생태계 붕괴에 직면한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 반드시 보호돼야 할 갯벌과 염습지를 정치인, 미군기지확장, 토건 자본만의 이득을 위한 적자 공항 건설에 희생시킬 수 없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입지선정, 유도로 건설 등의 정황을 보면, 새만금 신공항은 미군이 통제·관리하는 군산공항을 확장하려는 시도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새만금 신공항은 생태계와 지역 주민들의 문제일 뿐 아니라 한반도 전체의 인권과 평화, 전 세계적 기후위기와 모두 연결된 문제입니다. 탐사에 앞서 진행되었던 미군기지 앞 집회에서 비상행동 황인철 집행위원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군사주의와 토건개발, 그리고 기후위기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힘없는 나라, 사회적 약자, 생태계의 희생으로 패권과 이익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은 뿌리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평화를 위한 운동, 생태계 보전을 위한 운동, 기후정의 운동은 하나로 연대해야 할 것입니다."
십여 년 전, 새만금을 매립할 때는 우리나라에 농지가 부족하다는 논리로 어쩔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그 넓은 갯벌을 눈물로 잃었지만, 거짓말이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나서 지금 새만금엔 카지노 개발, 대규모 산업단지 건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수라갯벌은 새만금에 휘몰아친 개발 광풍 속 마지막 남은 갯벌입니다. 바로 이곳에, 국토부는 둑으로 물길을 막고, 3m가량 흙을 뒤덮고, 그 위에 아스팔트를 발라 활주로를 만든다는 계획입니다.
과거 새만금을 매립할 때, 수상 태양광단지를 건립 할 때도 멸종위기종, 생명들에 대해 어떻게 할 거냐고 시민사회가 따져 물으면 정부는 '대체 서식지인 수라갯벌로 다 이동할거다. 괜찮다'고 해놓고, 결국 마지막 남은 이곳까지 공항으로 만들어 미군에게 넘겨주겠다는 것입니다. 조금씩 갉아먹고 변명을 늘어놓다 결국 마지막까지 다 집어삼키겠다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