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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앙을 피할 수 있는 6가지 생활습관

[내일의 기후] <가디언>이 소개한 탄소배출량 감축에 큰 영향 주는 생활 방식 변화들

등록 2022.03.09 12:59수정 2022.03.09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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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 최다혜

 
기후변화를 취재하다 보면 이런 말을 접하게 된다. '우리가 암만 분리수거 잘하고 텀블러 들고 다녀도 힘 쎈 나라 큰 기업들이 변하지 않으면 말짱 황'이라는...

반은 맞고 반은 다시 생각해볼 말이다. 전 세계에서 부유한 10%가 온실가스의 약 50%를 배출한다는 옥스팜(국제구호기구)의 분석처럼 기후 문제는 개인의 실천을 넘어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텀블러 사용이나 분리수거 같은 개인의 실천이 폄하되면 곤란하다. 텀블러 쓰기, 해보면 결코 쉬운 게 아님을 알게 된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실천에 참여해 우리 소비 문화를 바꿔나갈 수 있다면, 그 또한 기후 대응에 있어 정부나 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지속가능한 압박이 되지 않을까.

그런 면에서 지난 주말 영국에서 공식화된 '점프(Jump)'라는 소비 문화 캠페인은 주목해 볼 만하다. 캠페인을 주도한 톰 베일리는 영국 노동당 탈탄소 에너지 정책 개발에 참여한 녹색 에너지 운동가다. 그는 정부와 기업의 시스템 변화를 촉구하는 문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자신은 모든 유형의 사람들이 실천 가능하면서도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새롭고 즐거운 기후 운동을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그들이 전문가들의 연구를 토대로 6가지 실천 주제를 내놓았는데 이름하여 '지구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기 위한 6가지 생활의 전환'이다.

- 채식 많이 하기 (적정량의 식사와 음식물 남기지 않고)
- 1년에 새 옷 3벌 이상 사지 않기.
- 전자 제품 최소 7년 쓰기.
-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 번,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 번.
- 가능하면 승용차를 없애고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 더 오래 타기.
- 녹색 에너지로 갈아타거나 주택 단열 등 최소 한 번 이상 삶의 전환을 실천하며 사회 시스템 변화에 '넛지' 하기.


이 중 한 가지라도 실천하면 좋은 출발이라고 한다. 나는 '채식 많이 하기'에 동그라미를 쳤다. 원래 식성이 좋아 남기지 않는데다 요즘 뱃살 때문에 소량을 먹으려 노력한다. 여러분은 어떠하실지...

영국 <가디언>지는 리즈 대학 등 3개 연구 기관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부유한 나라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동참할 수 있는 이들 6가지 변화만 제대로 실천하더라도 기후 위기의 임계치인 1.5도 상승을 막을 수 있는 수준의 온실가스 배출 감소량의 약 1/4을 달성할 수 있다고 전한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다.


6가지 생활 습관의 변화에는 나름의 근거들이 제시됐다.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본다. 그리고, 습관 변화의 제목이 참 멋스럽기에 원문과 함께 요약했다.

(1) 녹색을 먹자 (Eat Green)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5%는 식품 시스템에서 비롯된다. 연구자들은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식습관으로 △ 육식 줄이고 채식 위주로 △ 구입한 음식물은 다 먹고 △ 건강에 좋은 적정량의 식사를 추천한다. 식습관의 변화는 탄소 중립 뿐 아니라 생물 다양성이나 토지 이용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2) 레트로를 입자 (Dress retro)
의류와 섬유산업은 항공과 해운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특히 한번 입고 버리는 일회용 패션류의 등장으로 그 추세는 더 가속화 되고 있다. 저가 의류는 하천 오염과 열악한 노동환경의 결과이기도 하므로 되도록 옷을 살 때는 중고 의류를 사고, 새 옷은 내구성있고 오래 쓸 수 있는 품목으로 1년에 3벌로 제한할 것을 추천한다.

(3) 잡동사니를 깔끔하게 정리하자 (End clutter)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전자 제품을 최소 7년 이상 쓸 것을 제안한다. 희토류 금속을 추출하고 이용하는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아이폰 11의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 중 13%만 사용 과정에서 나오고 나머지 86%는 생산, 운송,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2년에 한번 꼴로 신형으로 교체하는데, 전자제품의 최적 수명은 5~7년이다. 수리하거나 빌려쓰거나 중고품을 재구매하거나 정말 필요할 경우 신형은 최소한으로.

(4) 비행기는 3년에 한 번 (Fly no more than once every three years)
영국에서는 전체 항공편의 70%를 15%의 인구만이 이용하고 있다. 타는 사람들이 많이 탄다는 것이다. 관련 연구에 따르면 2017년 1인당 전세계 왕복 항공편 이용 횟수를 보면 평균 1-2년 사이에 한번꼴로 단거리 비행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 횟수를 절반으로 줄여 단거리 비행은 3년에 한번, 장거리 비행은 8년에 한번 꼴로 이용하면 배출량 감소에 큰 영향을 준다. 이 정도 횟수면 한 사람이 일생 동안 15~20번 해외여행을 하고 육로를 통해 천천히 다른 곳을 여행하는 수준이다.

(5)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개인차량은 없애자 (Get rid of private vehicles)
운송분야는 전 세계적으로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2/3 이상이 도로 위 차량의 엔진에서 발생한다. 용기가 있다면 갖고 있는 승용차를 없애거나 그럴 수 없다면 지금 타는 차량을 더 오래 타고 대중교통 등 대안을 찾아보자. 전기 자동차도 주목받고 있지만, 차량 제조 과정에서의 배출량을 감안해볼 때 도로 위에 있는 차량 대수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6) 시스템을 바꾸자 (Change the system)
배출량 감소는 정부와 민간부문의 시스템 변화에 달려있다. 이러한 시스템 변화를 위해 최소 한 가지 이상 개인이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이 정말 많다. 우리 집 에너지 절약, 녹색 에너지 공급원으로 갈아타기, 경제적 여유가 있다면 주택 단열 등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윤리적인 녹색 금융 이용, 평화적 시위나 정치인에게 편지 쓰기 등. 개인의 삶의 변화가 모이면 엄청난 임팩트를 갖는다.

<참고자료>
Matthew Taylor, 'Six promises you can make to help reduce carbon emissions', (Guardian online, 2022.3.7)
Matthew Taylor, 'Six key lifestyle changes can help avert the climate crisis, study finds' (Guardian online, 2022.3.7)
'JUMP launches Research : The Power of People' (영국 자선단체 'Jump' 누리집, 2022. 3.7)
#기후변화 #온실가스배출 #생활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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