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노동자수 지자체 1위 오명 벗으려면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출범의 의미

등록 2022.04.13 17:15수정 2022.04.1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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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상임이사
정경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상임이사화성시민신문

4월 10일은 1993년 심슨인형을 만들던 태국 케이더(Kader)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인형도난을 방지하고자 잠가놓은 공장문 앞에서 188명의 여성노동자가 재가 돼 버렸던 날입니다.

이 끔찍한 사건을 기억하기 위해 1996년 4월 28일 미국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한 발전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각국 노동조합 대표자들이 촛불을 밝히면서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은 시작됐습니다.

4월 14일 2021년 사망사고노동자수 전국 지자체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 일하는 사람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일터와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노동자, 지역주민, 시민사회가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 건설을 알리는 출범 토론회를 엽니다.

산업체수가 급격히 증가해 재정자립도 1위인 반면 화성시는 노동자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노동정책이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을까요?

화성시 노동정책은 노사협력과 일자리창출 등 경제발전을 주목적으로 하며, 노동자 입장을 대변하는 조직은 극히 제한적으로 참여하고, 사용자측을 대변하는 인적 구성으로 이루어진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이루어져오고 있습니다. 법으로 보장된 노동자의 노동3권이 경제발전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던 시기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2021년 '화성시 노동기본조례'가 제정돼 노동자권리보호위원회를 구성하게 됐습니다. 노동형태와 근로계약이 다양해지면서 사용자의 모호함과 노동인권 구제의 어려움이 늘고 있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화성시 노동기본계획을 수립하는 노동자권리보호위원회에는 다양한 노동자의 목소리가 담겨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노사민정협의회를 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은 중대재해처벌과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지자체의 안전과 산재예방의무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 노사민정협의회 운영주체의 각고의 쇄신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과거를 답습하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므로 반드시 재고돼야 합니다. 


화성시 노동인권이 존중받고 보호받기 위해서는 노동자 조직을 지원하고, 노동자 권리를 구제는 이를테면 화성비정규직센터나 화성노동권익센터 같은 직접 조직을 통해 이루어져야 합니다. 파편화, 외주화로 복잡한 고용관계에서 발생하는 노동문제를 해결해하기 위해 보다 다양한 노동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담는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합니다. 

화성시의 노동정책이 노동하는 시민을 향할 때 노동자가 건강하고 안전한 화성이 가능합니다. 화성노동안전네트워크는 노동하는 시민이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기 위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노동안전보건활동과 화성지역 노동안전보건정책을 제안해가는 역할을 끊임없이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삶의 터전이 일터에서 더 이상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병들지 않으면서 노동하는 시민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하는 화성지역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 정경희 공감직업환경의학센터 상임이사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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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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