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김준정
배지영 작가의 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을 읽고, 나는 배 작가와 함께한 글쓰기 수업을 복기(복습)하는 기분이었다. 당시에 몰랐던 말이 3년 6개월의 시간이 흘러서 와닿았다.
"끝에 가서 허무해지는 '남 디스'를 멀리하자."
억울한 마음에 누군가를 비난하는 글을 쓰고 나면 다음에 글을 쓰는 게 힘들었다. 남보다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일이 글 쓰는 일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애써 쓴 단어와 문장을 움푹 파이게 떠내지 않으려고 했다. 글쓰기 선생이 한꺼번에 군더더기를 찾아내 버리면 사람들은 자기 검열에 사로잡혔다."
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의 한 구절이다. 누구나 갓난쟁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해가는 것처럼 배지영 작가는 모두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녀 덕분에 에세이팀 회원들끼리도 단점보다 글에서 좋은 점을 발견해서 말해주며 계속 함께 하고 있다.
삼 년이 넘는 습작 기간 동안 나는 다채로운 좌절을 경험했다. 며칠을 괴로워하다가 글 한 편을 완성하고 좋아하는, 극단의 감정 사이에서 꼬박꼬박 일희일비했다. 이건 생각보다 고된 일이어서 혼자는 힘들었다. 오래 해야 하지만 오래 하기 힘들었다. 글 쓰는 일은 마음만으로 부족하고, 씨앗처럼 물을 주고 가꾸어야 하는 일이었다. 작법서보다 '지속하는 힘'이 필요한 이유다.
책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은 실제로 누군가가 쓰고 싶은 마음을 키워나가도록 도와준 작가가 쓴 글이다. 한번 생기면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는, 쓰고 싶다는 불씨를 가진 분들에게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을 추천한다. 작가가 하는 "정성스러운 잔소리"는 그만두고 싶을 때마다 다정하게 일으켜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독자에서 에세이스트로
배지영 (지은이),
사계절,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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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을 봐서 요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원밥 18년에 폐업한 뒤로 매일 나물을 무치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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