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8일 오후 2시 의정부 동암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다.
조연주
2022년 4월 8일 오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동암초등학교 교문 앞. 2시가 되자 하교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환한 미소로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 빨간색과 파란색의 알록달록한 가방을 멘 아이들. 모두 영락없는 초등학생의 모습이었다.
약 15분이 지나자 운동장은 금세 텅텅 비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사라졌다. 최근 정상 등교와 방과 후 학교 운영이 재개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인해 하교 후 운동장에서 노는 아이들을 찾아보기란 어려웠다.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방과 후 수업을 마친 세 학생을 만날 수 있었다. 학교 건물 앞에서 만난 5학년 이주하(12) 학생과 홍예주(12) 학생은 방과 후 치어리딩 수업을 듣는다.
"친구들이랑 같이해서 재밌긴 한데 마스크 때문에 숨이 차서 힘들어요."
학생들은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났단 사실에 즐거워했지만, 여전한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체육 활동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코로나19로 학교생활이 어려워진 점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6학년 송혜빈(13) 학생은 "담임 선생님이 코로나에 걸리셔서 다른 선생님이 대신 오셨다"며 새로운 선생님과의 수업의 낯설고 어색했던 경험을 꺼내놓았다. "친구들도 코로나에 걸려서 학교에 못 나올 때가 많다"며 같은 반 친구들과의 관계도 이전과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학습과 관계의 연속성을 잃어버린 초등학생들
교사들이 보는 팬데믹 속 초등학교의 모습은 어떨까. 취재팀은 임용고시 합격 후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는 20대 교사 두 명에게 초등학생들의 고충을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상에 등장한 이후 처음 교단에 섰다. 두 교사는 초등학생들이 '연속성'을 잃어버렸다고 입을 모았다.
충남 금산군 소재의 한 초등학교의 박준수(가명, 24) 과학 전담 기간제 교사는 원격 수업은 학습 연속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격 수업에서는 학생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싶어도 발표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수업이 끝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박 교사는 교실에서도 모든 학생에게 발표 기회를 줄 순 없겠지만, 현장 수업에는 조별 토론이나 교사의 개별 피드백과 같은 대안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면 온라인 원격 수업은 정해진 수업 시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어렵고, 학생 개인별 피드백이 어려워 학습 연속성을 보장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했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교사를 대체할 교사가 투입될 때 인수인계 과정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것도 학습 연속성을 무너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인천 소재 학교의 김주영(가명, 27) 기간제 교사는 "확진 교사를 대신하는 교사가 해당 학급이 운영되어 온 방향을 알지 못한 채 투입되는 일이 빈번하다"고 했다. 교과목별 학습 진도와 같은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교사 간 인수인계가 없어 대체 교사가 수업을 이끌어가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도 학습 연속성 문제를 인식했다. 지난 2월 7일 교육부는 '오미크론 대응 2022 학년도 1학기 방역 및 학사 운영방안 발표'에서 학교별로 '업무 연속성 계획(BCP : Business Continuity Plan)'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도 필수 교육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마련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BCP에는 격리 중인 확진 학생의 학업 공백을 보충할 방법이 포함되어야 한다. 학업 연속성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대체 교사를 위한 각 학급의 운영 방향과 과목별 수업 방안도 제시되어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 권고의 실효성은 미지수다. 학교에서 각 학급에 대한 BCP 수립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묻자 교사들은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