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항쟁 35주년 ... "지금도 생각 다르다고 '빨갱이'"

10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및 시민문화제”

등록 2022.06.10 19:52수정 2022.06.10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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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요즘도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와 생각이나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빨갱이'라며 손가락질한다. 그것은 정신적 고문이며 살인이다. 그런 자들을 용납하고 이해하는 것은 민주주의 배신이며 역사 모독이다.

오늘 행사가 그렇다는 말은 아니지만, 그런 자들이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주최‧주관하고 있다면 이는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는 자들이다. 세상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우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김영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고문이 10일 저녁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열린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및 시민문화제" 때 연대사를 하면서 한 말이다.

김 고문은 "우리가 6‧10항쟁 기념행사를 하는 것은 그날을 기억하고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런데 과거 전두환은 군사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간첩, 용공조작사건을 만들었고, 빨갱이들이 양산되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일들이 1980년대만 있었던가. 1960년 3‧15의거 때도 있었다. 3‧15의거는 우리나라 첫 유혈 민주화운동이었다"며 "당시 시민들을 향해 발포 책임자로 지목된 사람은 손석래 마산경찰서장과 서득룡 부산지방검찰청 마산지청장이다"고 했다.

이어 "4‧19혁명이 일어나자 두 사람은 도망갔다. 손석래는 8년만에 자수했고 구속되었다가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그 뒤 대구에서 잡혔던 서득룡은 재판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 있다. 박종포(당시 마산경찰서 경비주임)와 손석래가 법정에서 증언하기를, 3‧15 당시 '영감, 큰일 났다'고 보고하자 손석래는 '빨갱이 새끼들 총으로 쏘아버리라'고 했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3‧15의거 62년이 지났다. 그동안 무엇이 변했나"라며 "아직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빨갱이'라고 한다"고 했다.


"6‧10민주항쟁 기억하고 그 정신 이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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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6‧10항쟁 35주년을 맞아 열린 기념행사는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상임대표 박재혁)가 주최했고, 창원민예총이 공동주관했으며, 경상남도, 창원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농협은행, 경남은행이 후원해 열렸다.

박재혁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6‧10민주항쟁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공정을 가장한 무한경쟁의 논리를 분명히 반대하고, 약자와 소수자를 배려하며, 의견이 다른 이들과도 함께 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정신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넘어진 이를 일으켜 함께 가는 한 걸음의 소중함을 자라나는 세대에 전하겠다"며 "민주주의 정신을 기억하고 나누며 더 많은 민주시민과 '같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협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기념사를 통해 "이제 우리에게 민주주의는 공기처럼 꼭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며 "오늘 이 자리가 우리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소외되지 않고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다짐하고 노력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허성무 창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3‧15의거에서 6월혁명으로 마침내 촛불혁명까지 이어진 민주정신을 더욱 발전시켜 민주특례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자라나는 미래세대에 길이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념식은 신순정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위원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이나원 소프라노가 식전공연으로 독창을 했고, 김성대 운영위원이 축시를 낭송했으며, 박영운, 김산, 하동임, 이경민, 김희정씨가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에 참가자들은 다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노래했다. 앞서 행사장에서는 '6월 항쟁 사진전'과 체험부스, '아름나라'와 '해든누리' 등 문화공연이 벌어졌다.

사업회는 2017년 마산창동사거리에 "6월항쟁 30주년 기념 동판"을 설치했고, 2019년 경남대 교정에 "6월항쟁 32주년 기념 표석"을 세웠으며, 지난해 6월에는 창원대 안에 "34주년 기념 표석"을 설치해 놓았다.

사업회는 오는 19일 마산 만날근린공원과 바람재 일원에서 "제6회 6‧10 만날고개 걷기대회", 7월 2일 오후 6시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유월 청소년 창작가요제"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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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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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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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경남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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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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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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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는 10일 오후 창원마산 오동동문화광장에서 "6.10 민주항쟁 경남 기념식, 시민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6.10항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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