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틈날 때마다 스스로 쓰는 영어 소설입니다.
진혜련
영어 영상 잘 보게 하려면
아이가 영어 영상을 잘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들이 영어 영상을 거부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원인을 파악해보고 차근차근 바꿔나가 보도록 해요. 먼저 영어는 모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영어로 된 영상을 보면 당연히 낯설고 답답합니다.
외국어 영상 시청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에요. 부모는 이 사실을 충분히 인정해줘야 합니다. 만약 아이가 잠깐이라도 영상을 봤다면 아주 대견하게 생각해 주세요. "벌써 그만 보려고?"라는 말 대신 "힘든 일인데 잘했어"라고 말하며 칭찬과 보상을 듬뿍 해주세요.
영어 영상을 볼 때 자막의 사용 여부가 고민되실 수도 있을 텐데요. 영상은 자막 없이 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한글 자막은 꼭 빼주셔야 하고요. 영어 자막도 가능한 안 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듣기'에 집중할 수 있어 귀가 트여요.
무슨 뜻인지 몰라도 인물의 표정, 움직임 등을 보며 이야기의 흐름과 상황을 짐작해나갈 수 있고요. 그렇게 계속 보다 보면 조금씩 이해되는 순간이 오는데요. 이 지난한 과정을 잘 넘기기 위해서는 쉬운 영상을 반복해서 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자막 없이 영상을 보니 아이는 문장을 들리는 그대로, 통째로 받아들이며 언어를 습득해나가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말할 때도 발음, 억양, 강세 등이 자연스럽고, 번역식 영어가 아니라 원어민들이 쓰는 관용 표현을 많이 사용해요.
처음부터 욕심내지 않으셨으면 해요. 이번 주에는 5분만, 다음 주에는 10분만 이렇게 목표치를 낮게 잡고 조금씩 늘려가는 게 좋습니다. 다른 집 아이는 2시간씩 본다는데 우리 아이는 5분, 10분씩 보면 언제 제대로 보나 한숨이 나오실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천천히 가면 그만큼 단단하게 다지며 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꾸준함'이에요. 계속 아래에 있는 것처럼 보이다가도 어느 날 껑충 뛰어 올라가는 게 아이들입니다. 5분, 10분, 15분 이어지다 20분이 아닌 1시간을 내리 보게 될 수도 있는 걸요.
아이에게 영어를 배울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 것 같냐고 물은 적이 있습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재미!"라고 말하더라고요. 무조건 남들이 많이 보고 추천하는 영상을 들이밀기보다는 현재 내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살피고 그에 맞는 걸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재밌게 봐요.
아이는 어렸을 때 책을 읽어주면 장난꾸러기 캐릭터가 나오는 이야기를 무척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 당시 DVD 고르는 기준은 아이가 좋아할 만한 사고뭉치나 개구쟁이가 나오는가였습니다. 지금은 모험, 탐정, 세계문화 등에 관심이 많아 그와 관련된 영상을 추천해 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