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계춘할망 스틸컷
계춘할망
"서로 사랑하고 신뢰... '사회적 가족' 될 수 있어"
창감독의 2016년 영화 <계춘할망>은 진정한 가족의 의미, 또 사회적 가족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다. 할머니(윤여정 분)가 은주(김고은 분)를 손녀로 인정하는 순간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둘은 피가 섞이지 않았지만, 마침내 가족이 된 것이다.
박희정 강사는 2007년 일어난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을 언급하며 사랑과 신뢰를 이야기했다. 이 사건은 10대 소녀가 살해당했으나 지목된 7명의 용의자가 모두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이다. 7명 중 5명이 가출청소년이었는데, '재심 전문 변호사'로 유명한 박준영 변호사가 이 사건을 통해 당시 검경 수사의 문제점을 밝히고 이들의 무죄를 이끌어 국선변호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박 변호사가 이렇게 열심히 이들을 변호한 이유는, 해당 가출청소년들을 과거에 돌봤던 청소년센터 소장과 선생님들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청소년들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하는 이들의 노력에, 박 변호사도 더욱 열심히 사건을 분석하고 결국 이들이 누명을 썼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박 강사는 "사랑과 신뢰는 누군가를 구할 수도, 어둠에서 빛을 보게 할 수도 있는 가치"라며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믿어주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계춘할망'의 할머니-손녀와, '수원역 노숙 소녀 살인 사건'의 선생님-청소년들처럼 말이다.
영화를 함께 시청한 강혜승 남부교육문화연대 대표는 "이번 '신당역 스토킹 살인 사건'에 함께 울분을 토하고 피해자를 추모하며 서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회적 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혈연관계만 가족이 아니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은 모두 가족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윤혁 흥사단교육운동본부 사무처장은 "아직 사회적 가족에 대해 사회적으로 논의된 적은 없는 것 같다"며 "영화를 보고 난 후 플로리다 프로젝트, 어느 가족 등 다른 작품들도 떠오른다"는 소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