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 6m 정도의 제방길에 아스팔트 포장까지 돼 있고, 차량도 출입하게 하고 있다. 산책하는 사람 편의 운운하려면 우선 차량통행부터 막을 일이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산책을 하거나 자전거를 타는 시민의 편의를 이야기하려면 우선 차량 통행부터 막는 게 순서가 아닐까? 민가도 찾아보기 어려운 곳에 차량 통행까지 허용하고 있는 다소 이해하기 어려운 현실을 먼저 개선하는 게 순서가 아닌가 싶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토건 사업엔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제방을 쌓고 보강하는 주된 이유는 홍수를 막기 위함이다. 그런데 이 구간은 물길이 들이치는 이른바 수충부도 아닌 만곡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홍수가 나기 어려운 곳이다. 설사 많은 비가 와서 홍수가 난다 치더라도, 이 구간엔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에 큰 피해가 우려되지는 않는다.
생태적 핵심 구간에 길을 내겠다는 환경부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산책로 및 자전거도로 연결공사 구간이다. 이 구간은 이른바 무제부 구간이다. 즉 산지나 절벽으로 되어 있어서 제방이 필요 없는 곳이란 이야기다. 다른 말로 설명해보면, 사람이 접근을 잘 하지 않는 구간인데다 산지라 야생생물들이 깃들어 살 수밖에 없는, 그들의 집이 있을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생태적으로 대단히 민감한 구간이란 뜻이다.

▲ 이렇게 강과 산지가 만나는 이른바 생태 민감지역에 길을 내겠다는 환경부. 도대체 이 나라 환경부가 맞나 싶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 생태적으로 민감한 핵심 구간에 길을 내겠단 것이다. 그것도 아주 친철하게 야간 조명까지 설치하겠다는 게 그들의 계획이다. 해당 지자체가 이런 공사를 하겠다 해도 비판받을 마당에 환경부가 나서서 계획하고 있다니, 눈과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현장을 찾아 답사했다. 지도에서 본 것처럼, 이 구간은 어느 누가 보더라도 산과 강이 만나 생물 다양성이 높을 수밖에 없고 그래서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는 구간이란 것을 알 수 있을 듯했다.

▲ 신자와 연결된 수목이 잘 발달한 이런 곳에 길을 내겠다는 낙동강유역환경청. 도대체 환경부 제정신인가? 하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넓은 초지도 있고 수목이 우겨진 곳도 있었다. 아름드리 나무까지 다 제거하고 거기에 교량 형태의 자전거도로를 놓겠다는 것이다. 생태자연도 1등급에 천연기념물 수달과 삵과 원앙이 발견되는 곳에 길을 내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협의해준 대구지방환경청의 협의의견에도 잘 나와 있다. 그 부분을 발췌해보면 다음과 같다.
계획구간 및 주변지역은 생태자연도 1등급, 야생생물 보호구역, 겨울철새 도래지 등의 보호지역 포함(인접)과 다수의 법정보호종(수달, 삵, 원앙 등이)이 확인된바, 서식지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저감 대책을 철저히 이행하야야 함
이런 생태파괴 사업을 막아도 부족할 기관이 도리어 이런 사업을 계획한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 팔현습지 한 가운데서 목격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인 흰목물떼새.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 금호강 팔현습지 바로 인근에서 발견된 천연기념물 원앙 가족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우리는 이런 꼴을 보려고 국토부로부터 하천관리권을 환경부로 넘겨주는 것에 찬성한 것이 아니다. 환경부로 하천관리권을 이양하는 것에 찬성한 이유는 이 나라 하천을 더욱 잘 보호하고 보존하겠다는 환경부의 서약을 믿고 찬성한 것인데 지금 환경부가 보이는 짓은 국민 배신의 행정이다."
이런 분노가 가득 담긴 성명서가 나오게 되는 배경이다. 19일 발표된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는 성명서 말미에 다음과 같은 경고를 덧붙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은 지금 당장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정비사업 계획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경고한다. 만약 이 엉터리 토건 행정을 환경부가 계속해서 고집한다면 우리는 환경부장관과 낙동강유역환경청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조치하는 한편 대시민 선전전을 통해 환경부의 업무 태만과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 폭로해나갈 것이다."

▲ "생태 민감 지역에 길을 내겠다는 미친 환경부"란 소리가 절로 나오는 환경부의 토건 삽질 계획 구간
다음지도 캡쳐
다행히 아직 공사 착공 전이다.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 환경부의 결단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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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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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는 아름다운 팔현습지서 왜 이런 일을... "국민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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