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원,유목민의 나라키르기스스탄은 초원과 유목민의 나라다.
키르기스대사관 제공
비단길 개척자 장건의 발자취를 따라...
중앙아시아지역(서역, 대원국)이 중국에 알려진 것은 한무제(B.C. 156 ~ B.C. 87) 때 비단길 개척자로 알려진 장건(? ~ B.C. 114)에 의해서다. 중국 둔황에는 서역과 교류하는 장건의 벽화가 지금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장건은 직접 가 본 서역을 한무제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대원은 흉노의 남서쪽, 한나라의 정서쪽에 있으며 한나라에서 만 리쯤 떨어져 있습니다. 그들의 풍속은 한 곳에 머물면서 살고 밭을 갈아 벼와 보리를 심고 포도주를 생산합니다. 좋은 말이 많은데 말이 피땀을(한혈마 汗血馬))흘리며, 하루에 1000리를 달린다고 하여 그 말은 본래 천마의 새끼라고 합니다. 이 지방에서는 명주실과 옻나무가 생산되지 않으며, 동전과 기물을 주조할 줄 모릅니다.'
장건은 자기가 본 대로 보고했을 테지만 유목민의 나라를 다녀와 놓고 '한 곳에 머물면서 살며 밭을 갈아 벼와 보리를 심고 포도주를 생산한다'고 보고했으니 허위보고를 한 셈이다. 자기가 본 일부를 보고 마치 전부가 그런 것처럼 보고 했으니 하는 말이다.
여행이 이렇다. 여행으로 보고 체험하는 것은 그곳 사람들의 아주 일부분이다. 거기에 여행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들어가니 여행담을 자칫 전부인양 받아들였다간 잘못된 정보를 입력하는 꼴이 된다. 내가 쓰고 있는 이 여행기도 내 주관적인 생각과 느낌이 많이 들어간 글이니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한 나라를 한두 마디 말로 설명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더군다나 짧은 시간 여행으로 그 나라를 다 알기도 불가능하며 여행자는 굳이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반면 짧은 시간이지만 여행자에 눈에 비친 강한 첫인상, 첫 느낌들은 눈여겨 들어봐야 한다. 그런 느낌과 인상이 바로 이방인들에게 비친 그 나라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내가 본 키르기스스탄의 첫 느낌, 첫인상을 표현하라면 나는 이 나라를 '호수의 나라, 초원의 나라, 유목민의 나라, 별의 나라'라고 말하겠다. 어느 개그우먼 말처럼 '느낌 아니까'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