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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에 전기톱 대는 검찰...체포동의안, 국회로 넘어올까

[이슈] 김용→정진상, 속도 내는 수사... '방탄이냐, 원칙이냐' 난제 다가오는 민주당

등록 2022.10.28 14:32수정 2022.10.28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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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남소연


'김용, 그 다음은 정진상, 그 다음 이재명.'

여의도 안이든, 밖이든 모두가 예측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 방향이다.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구속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에선 '조만간 정진상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이 압수수색 등을 당할 것'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떠돈다. 뒤이어 '이재명 대표는 어떻게 될까'란 질문이 나온다. 

조응천 의원은 27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현재 수사 상황을 두고 "이재명 대표 관련 사건은 큰 나무를 고사시키는 그런 작전으로 (수사)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검찰이) 작전을 바꾼 것 같다"고 평했다. 그는 "밑동을 전기톱으로 그냥 잘라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아마 머지않은 시기에 소환요구를 몇 번 하고 명분을 축적한 다음에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던지고. '민주당은 제발 부결시키라'(라는 계획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용 정진상 →이재명... 좁혀 오는 수사   

그런데 검찰이 이재명이란 나무를 베어내려면, 김용에 이어 정진상이라는 울타리부터 걷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검찰 수사는 2014년 성남시장 선거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정진상 실장은 지난해 4~8월 대장동 개발 관련자들이 김용 부원장에게 불법 대선자금을 건넸다는 의혹,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뿐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도전할 때 불법 자금을 전달받았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물론 정 실장은 결백을 주장한다. 그는 지난 21일과 24일 연달아 입장문을 내며 "검찰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허구"라고 했다. 민주당 A의원은 "김용·정진상 두 사람이 저렇게 부인하는데, 검찰이 이 대표까지 엮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려면 확실한 게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검찰이) 한명숙 전 총리 1차 정치자금 사건, 박지원 전 원장 저축은행 비리 의혹도 억지로 엮었다가 줄줄이 무죄가 나왔다"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가 예상하는 수사의 향배는 자명하다. B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정진상 실장이 구속된다면 검찰은 어떻게든 이 대표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며 "거기에 응하지 않는다면 체포동의안을 국회로 보내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렇게 된다면, 의원들이 아무리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대표를 넘겨줄 수 없지 않겠는가"라며 "당이 완전히 답답한 상황으로 빠지게 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C의원도 "지금은 당이 안 싸울 수 없는 구조다. 이재명과 당은 분리될 수 없다"라며 "체포동의안이 넘어온다면 부결시킬 수밖에 없다"고 봤다. D의원 역시 "친이재명계든, 비이재명계든 이탈할 수가 없다"며 "그냥 대오 안에 같이 서 있어야 한다"고도 말했다. 21대 국회 들어 민주당은 정정순·이상직 두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넘어왔을 때 전부 가결시켰지만, '국회의원 이재명에 대한 체포동의를 요청한다'는 경우라면 상황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들은 모두 '비명계'다.

'원칙' 강조해왔지만... "대표 넘겨줄 수 있겠나"
 
a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2022.10.19 [공동취재]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1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에 나선 검찰 관계자들과 대치하고 있다. 2022.10.19 [공동취재] ⓒ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또한 '단결'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지난 26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민생파탄·검찰독재 규탄대회'에서 "선배·동료 의원, 당원 동지 여러분, 함께 힘을 모아서 저 무도한 정부·여당의 폭력을 이겨내자"며 "국민만 믿고, 오로지 국민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싸우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국민들을 향해 "정치가 아니라 지배만 일삼는, 통치만 일삼는 이 정권에 반드시 엄정한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한 중진 의원은 "아직은 당과 대표가 한몸으로 가야 할 때"라면서도 "상황을 좀 봐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검찰 수사가 대장동 의혹뿐 아니라 성남FC 불법 후원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여러 가지 갈래로 나뉘어 있다"며 "세심하게 다뤄야 한다. 우리가 방어할 수 있는 경우,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또 "일단 정진상 실장이 어떻게 되는가를 봐야 저쪽도 액션을 취한다"며 "(체포동의 요청 여부는) 11월 중순은 넘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관련 기사]
1200여명 결집한 민주당, 목청 높인 이재명 "참 한심한 정권" http://omn.kr/21cr3
이재명 최측근 정진상 "불법 대선자금? 허구 그 자체" http://omn.kr/21b07
19년만의 대선자금 수사... 판이 커졌다 http://omn.kr/21a1s
찬성 206, 반대 38... 이상직 체포동의안 '압도적 가결' http://omn.kr/1sxf7
정정순 체포동의안 통과, 제 식구 감싸기 없었다 http://omn.kr/1q5fp
#이재명 #검찰 #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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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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