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핼러윈 압사사고 현장을 찾아 소방과 경찰의 설명을 들으며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일부 보수 언론과 정부가 책임 물타기를 하고 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금 당장 물러나야 한다."
우면산 산사태 사고 등 사회적 재난 사건을 다뤄온 김영희 변호사는 지난 29일 밤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해 "정부와 경찰, 서울시, 용산구 모두의 책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변호사는 31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인터뷰에서 "정부와 지자체 등은 시민들이 축제를 안전하게 즐기다 갈 수 있도록 안전과 질서를 유지할 책임을 지지 않았다"라며 정부와 지자체 등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피해 배상·보상을 하지 않을 경우 피해자들이 소송을 통해 직접 책임을 물을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변호사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 산사태 피해자를 대리해 서초구와 경찰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소를 이끌어낸 바 있다. 이 소송은 지난 2011년 폭우로 인해 발생한 우면산 산사태 때 차를 타고 지나가다 남부순환로에 매몰된 피해자가 '서초구와 경찰이 안전보호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대법원은 '우면산에서 토사가 쏟아지고 산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위험한 상황에서 국가기관의 즉각적인 대처가 적절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소송을 대리한 김 변호사는 "우면산 산사태나 이번 이태원 참사의 경우 재난이 임박한 위험 상황에서, 국가가 안전 관리 조치를 하지 않은 책임이 공통적으로 존재한다"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연재난이나 사회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을 지켜야 할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피해자들이 소송까지 가기 전에 정부가 특별법을 만들어 선제적 손해배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또 '지금은 사고 책임 규명보다 애도가 먼저'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책임 회피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참사가 발생하면 사고를 당한 피해자나 가족이 원인이 무엇이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따지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냐"며 "책임 문제를 꺼내지 말자는 이야기를 이번 참사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 변호사는 일부 언론에서 '토끼 머리띠 남성' 등 특정 인물을 겨냥해 책임을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도 "정말로 사악한 물타기"라면서 "경찰이 부재했고 행정력이 미치지 않은 것이 더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부소장과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를 역임한 김 변호사는 새만금과 4대강 소송, 론스타정보공개청구 소송 등에도 참여한 바 있다.
아래는 김 변호사와 나눈 대화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내용이다.
"행안부 장관과 경찰청장은 반드시 물러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