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자신들만의 유니버스에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여가부 폐지에 반대하는 서대문 주민의 목소리 8]

등록 2022.11.24 13:29수정 2022.11.24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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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기간 윤석열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공약했고, 현재도 그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를 반대하는 서대문 주민들이 모여 <여성가족부 폐지에 반대하는 서대문구 사람들>을 꾸리고 서명운동을 진행했습니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이유, 대통령 선거 당시 쏟아진 발언들에 대한 의견 등을 자세히 듣고자 10여 명의 인터뷰를 진행했고 이를 기사로 소개합니다. - 기자 말

-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신촌에 거주하고 있고 이 일대에서 배달 대행업을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김기욱입니다." 

- 여성가족부 폐지 반대 서명에 참여하신 이유가 어떻게 되시나요? 

"그렇게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어요. 구조적인 어떤 차별의 요인이 존재하는데 그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는 남겨놔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여성가족부 폐지에 당연하게 반대합니다. 그리고 누가 봐도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걸로 보이잖아요. 이에 반대하는 의미로 서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여성가족부 폐지' 일곱 글자를 게시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나요? 

"유치하다고 생각했죠. 아무래도 갑자기 대통령 후보로 부상하신 분이다 보니 세력이 필요해서 그랬던 거라고 하면 그 심정은 이해할 수 있겠는데, 여성혐오를 부추기는 방식으로 특정 집단을 겨냥해서 그런 말을 한다는 게 21세기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통탄할 일이었어요. 그렇게 안 해도 됐을 텐데요."


- '구조적인 성차별은 없고 차별은 개인적인 문제다'라는 발언도 있었어요. 이 발언은 어떻게 들으셨나요? 

"구조적 성차별은 존재합니다. 요새 영화에서는 그 영화만의 세계관을 '유니버스'라고 하잖아요. 윤석열 정부 사람들은 그런 자기만의 유니버스에서 사시는 것 같아요. 현실과 다르게요." 


- 이준석 전 대표도 비슷한 발언들을 쏟아냈었는데요. '여성들이 근거 없는 피해의식이 있다' 이런 발언이 대표적이죠. 어떻게 들으셨나요? 

"저는 우리(남성)가 잠재적인 가해자라는 것을 인정하거든요. '분명히' 구조적인 성차별이 있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요. 뭐 꼭 성폭력 이런 거에 국한하지 않아도 잠재적 범죄자를 경계하는 건 세상에 많잖아요. 예를 들면, 옷 가게에 도난방지기. 그건 고객을 잠재적인 도둑으로 상정하고 설치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아무도 그걸 보고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내가 옷 사러 왔는데 왜 도난방지기가 있어? 이렇게 기분 나빠하는 사람은 없겠죠. 이런 장치들이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들이고 여성가족부에서 시작해서 피해를 줄이고 없애려는 것들이잖아요."

- 여성가족부가 폐지되는 게 아니고 유지되어야 할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가족부가 진짜 최소한의 장치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도난방지기가 없어도 옷이 하나도 안 없어지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여성가족부를 없애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이런 걸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거, 제발 멈추라고 하고 싶어요." 

- 성차별, 성폭력 문제에서 시급하게 혹은 꼭 바뀌었으면 하는 게 있으실까요? 

"법적으로는 호주제가 없어졌는데 여전히 결혼을 하면 남성 가족들로 종속되는 게 현실이잖아요. 사회의 구조가 여전히 그런 거죠. 차라리 결혼이라는 제도를 없애버리면 어떨까요? (웃음) 지금 있는 세상에서 뭘 조금 조금 바뀐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라 완전히 뒤집어야 된다고 생각해서요."
#여성가족부폐지반대 #성평등 #서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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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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