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로 만든 피에 소를 채워 넣은 베트남의 길거리 음식 반 꾸온. 베트남에서는 우리가 만두에 간장을 찍어 먹듯 길거리 음식에 느억맘을 곁들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픽사베이
느억맘 최대의 장점은 범용성이다. 한국 액젓에 비해 맛과 향은 순한 반면 감칠맛은 더 강하기 때문에 여러 음식에 쓸 수 있다. 우선 모든 동남아 요리에 쓸 수 있다. 쌀국수의 간을 맞출 수도 있고, 월남쌈 소스로도 좋다.
편마늘과 잘게 썬 고추, 라임즙과 설탕, 느억맘을 넣으면 하노이 스타일의 마늘 소스를 뚝딱 만들 수 있다(볶음밥과 정말 잘 어울린다). 특히 분짜 육수는 현지에서 먹던 맛과 완전히 똑같이 낼 수 있다. 현지에서 먹던 베트남 음식 맛이 그립다면 느억맘부터 구비해 놓자. 놀랄 만큼 현지의 맛과 비슷해질 것이다.
동남아 요리만이 아니라 한식에도 충분히 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김치찌개, 제육볶음, 닭볶음탕 같이 얼큰한 요리를 할 때 조금씩 넣어 쓴다. 레시피대로 끓였는데 어딘가 맛이 부족할 때 느억맘은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다. 겉절이를 할 때도 느억맘이 위력을 발휘한다.
멸치액젓보다 향이 순하기 때문에 감칠맛을 적절히 채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맛을 낼 수 있다. 오이냉국을 할 때도 간장을 한 숟갈 줄이는 대신 느억맘을 한 티스푼 넣으면 맛이 훨씬 풍성해진다. 이국적인 조미료를 한식에 썼을 때 느껴지는 위화감? 단언컨대 전혀 없다. 제조 방식과 맛을 내는 원리 모두 한국의 액젓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조금 미심쩍을 수 있다. 동남아 조미료를 한식에 쓴다니. 하지만 낯선 식재료를 한식에 접목해 쓴 건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이미 선조들은 수백 년 전부터 동남아에서 후추를 들여와 음식에 써왔다(조선의 성종은 아예 종자를 들여와 후추농장을 일구려 했다). 더 나은 맛 앞에서 국경을 따지는 건 선입견에 불과하다. 좋은 조미료는 어느 요리에 써도 진가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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