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천을 찾은 희귀조류 멸종위기 1급종인 호사비오리 기족. 이 귀한 새가 합천보 개방을 기념해 낙동강을 찾았다.
왜가리 할아버지 이인식
압권은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종인 호사비오리 가족이 도래했다는 사실이다. 이 희귀조류는 겨울철새 비오리들 중에서도 머리에 깃이 있는 독특한 것으로 전세계적으로도 개체수가 많지 않아 멸종위기에 이른 종이다.
이 예민한 녀석들은 부시럭 소리만 들려도 이내 날아가버려 탐조하기도 쉽지 않다. 이 희귀하고 화려한 친구들을 회천에서 만난 건 뜻밖의 수확이었다. 그만큼 회천의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는 방증이다.
10종의 법정보호종이 찾는 회천의 생물 다양성
주로 일대 주민들로 이뤄진 회천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임 '회천사람들'이 이번 겨울에 조사한 바에 따르면 법정보호종 10종과 일반종 21종의 조류가 회천에서 목격됐다.
10종의 법정보호종은 원앙(천연기념물 제 327호),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448호, 멸종위기 1급),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2호, 멸종위기 2급), 흰목물떼새(멸종위기 2급), 독수리(천연기념물 제243-1호), 흰꼬리수리(천연기념물 제243-4호, 멸종위기 1급), 참수리(천연기념물 제243-3호, 멸종위기 1급), 새호리기(멸종위기 2급), 잿빛개구리매(천연기념물-제323호, 멸종위기 2급), 황조롱이(천연기념물 제323-9호)다.
21종의 일반 조류들도 목격됐다. 가창오리, 쇠오리,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백할미새, 댕기물떼새, 논병아리, 삑삑도요, 까치, 까마귀, 말똥가리, 털발말똥가리, 백로, 왜가리, 물닭, 박새, 오목눈이, 밀화부리, 직박구리, 참새, 맷비둘기 이렇게 21종이다.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잿빛개구리매의 멋진 비행.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이렇게 다양한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이곳 회천은 모래톱이 아름다운 하천으로 합천창녕보(아래 합천보) 개방으로 모래톱이 다시 돌아왔다. 그 모래톱 위를 맹금류를 비롯한 다양한 철새들이 찾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지난달 22일부터 이뤄진 합천보 수문개방의 순기능이 낙동강의 지천 회천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
이렇듯 합천보의 개방은 수심 6m 이상 됐던 강의 수위가 떨어진다는 것이고, 그 결과 그동안 잠겨 있었던 모래톱이 다시 드러나게 되는 중요한 물리적 변화가 강에 동반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낙동강와 연결된 지천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반가운 물리적 변화다.
철새들의 쉼터 모래톱 위해서라도 합천보 개방 연장돼야
모래는 수질을 정화시키는 천연필터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 모래톱은 생명을 부른다. 특히 겨울철새들은 모래톱을 기반으로 먹이활동과 휴식의 취한다. 모래톱은 이들의 중요한 서식처인 것이다. 이들의 서식처로서의 모래톱의 존재가 합천보 개방으로 복원된 것이다.
이곳에 '독수리식당'이 차려진 배경이기도 하다. 날개폭이 2미터가 넘어가는 이 대형 조류가 내려앉은 곳은 모래톱 말고는 마땅치 않다. 넓은 모래톱이 있기에 이 덩치 큰 대형조류가 내려앉아서 쉴 수도 있고 이곳에서 먹이활동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회천의 넓은 모래톱 위에 차려진 '독수리식당'. 이날 70여 마리의 독수리가 이곳을 찾아 주린 배를 채웠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우곡중학교 앞에 차려진 이 '독수리식당'은 회천의 명소로 기능을 한다. 벌써 입소문을 타고 매주 토요일 오전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탐조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은백의 모래톱 위를 검은 독수리가 내려앉아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이 대형 조류를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기 쉽지 않기에 '식당'이 성업하는 이유다.
합천보가 독수리를 비롯한 겨울철새들이 돌아가는 3월 초순까지 보가 개방되길 원한다. 즉 3월 초까진 모래톱이 드러나 그곳에서 겨울철새들이 편안히 쉬어갈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현재 합천보 수문은 1월 17일부터 31일까지 서서히 닫히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강은 다양한 생명들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인간의 필요로만 강을 통제해선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공존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보라는 구조물을 다시 한번 근본적으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

▲ 천연기념물 독수리의 화려한 비행. 이 독수리들이 있는 3월 초까지만이라도 합천보 수문 개방은 연장돼야 한다.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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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기사를 엮은 책 <강 죽이는 사회>(2024, 흠영)를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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